[뉴스토마토 박민호 기자] 앵커 : 12월 31일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고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되면서 여유대역으로 남게되는 700MHz대의 용도를 놓고 논란입니다.
방송계는 디지털 전환 이후 발생하는 난시청 지역 해소와 미래 고품질 방송을 위해 써야 한다는 입장이고 통신계는 트래픽 폭주를 해소하기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700MHz대를 황금 주파수라고 부르는 만큼 경쟁도 치열한 상황입니다.
이런 논란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주파수 문제는 알고보면 실생활 뿐만아니라 우리 시장에도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는데요.
보도국의 박민호 기자와 함께 황금 주파수에 대한 다양한 이슈를 함께 풀어봅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 안녕하세요.
앵커 : 굉장히 어려운 쪽 분야에요? 한번쯤은 주파수 이야기, 전파이야기 학교 다닐때 많이 들어본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다 까먹었는데 주파수 쉽게 어떻게 설명할수 있을까요?
기자 : 주파수라고 하는 것은 고속도로로 비유하면 될 것같습니다. ‘한 시간에 얼마나 많은 차를 보낼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건 제한속도보다는 사실상 도로의 너비입니다.
16차선 도로와 2차선 도로에 지나갈 수 있는 차량 숫자가 다른 것과 마찬가지인데요. 주파수도 마찬가지입니다.
휴대전화 같은 이동통신기기의 데이터 전송속도도 주파수보다는 대역폭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최근엔 고용량 사진, 동영상 등을 주고받아야 하는 스마트 폰이 등장하면서 데이터 요구량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서 방송사도 그렇고 통신사도 그렇고 대역폭이 더 넓고 좋은 주파수를 가져가기 위해서 서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 네. 주파수를 일종의 도로로 비유하고 대역폭을 넓이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겠네요. 눈에 보이지 않는 이 주파수가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해서 이슈입니다.
기자 : 최근에 수조원의 가치를 가진 700MHz 주파수가 이슈에 올랐습니다. 방송업계와 통신업계가 황금주파수라고 불리는 700MHz를 두고 서로 가져가겠다고 갈등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해서 아날로그 방송이 모두 종료가 됐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아날로그TV 용 주파수였던 700MHz 주파수가 남게 돼 이 주파수를 어디에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조금 이해가 쉬울 듯 한데요. 보시는 바와 같이 화면에 가장 오른쪽 유휴대역이 바로 그 부분입니다.
현재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전환으로 유휴대역으로 남는 698~806MHz 대역이 그 대상입니다
방송업계는 여기를 지상파 3DTV, UHDTV(Ultra High Definition TV) 등 차세대(4G) 실감 방송 서비스를 위해 재배치돼야한다고 주장하고 통신업계는 넘치는 데이터와 망구축에 써야한다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그 가치를 따진다면 유휴주파수대역(Digital Dividend) 108MHz 부분이 방송에서 쓰인다면 5548억원, 이동통신사들이 사용한다면 7조9743억원의 경제적 가치를 얻게 됩니다 .
앵커 : 아날로그 방송이 디지털 전환되면서 남는 주파수 108MHz. 방송용으로 쓰던 통신용으로 쓰던 몇천억 원에서 몇조까지 말그대로 경제적인 이익이 상당하기 때문에 서로 가져가려고 부단히 싸우는 것같습니다. 언뜻 보기엔 기회비용으로 따지면 통신사들에게 돌아갈 경우 이익이 상당한 것처럼 보이는데요?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이 700MHz 주파수대역을 이동통신사들이 확보하게 된다면 수조원에 달하는 투자비를 아낄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상당한 경제적인 이득을 얻게 됩니다.
일단 700MHz 대역이 커버리지가 상당히 넓고 설비구축 비용도 기존의 3분의 1수준 밖에 안됩니다.
이 주파수 대역을 가져가게 되는 통신사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시장판도까지 바꿔버릴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입니다.
지금 통신사업자들이 시장 점유율을 5:3:2 정도 가져가고 있는데 어떤 사업자가 가져가느냐에 따라서 경쟁이 역전이 될수도 있고요. 아니면 아예 경쟁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도태될수도 있을 정도로 통신사업자들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볼수도 있습니다.
또 기존의 인접한 대역과 공조해서 쓸수도 있어 장비와 단말기의 복잡성도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에 서비스가 크게 개선될 수 있어서 고객 끌어들이기에 상당한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앵커 : 그렇군요. 황금 주파수 그런데 그 주파수를 엄청 비싸다고요?
기자: 주파수가 비싸다는 것은 주파수 가치에 따라 결정되는데요. 그만큼 경쟁적 수요가 많으면 아무래도 경제적인 원리에 따라서 주파수가격도 올라갈수밖에 없죠.
이처럼 주파수 효율성이 좋은 만큼, 주파수 이용대가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황금 주파수 대역이 미국에서 진행된 경매를 보면 198억7000만달러에 낙찰됐습니다 .
또한 지난해 독일에서 빅뱅 경매에서도 700MHz는 아니지만 800MHz의 경우 2.1GHz의 7배, 2.6GHz의 32배에 달하는 가격을 기록했습니다.
이 주파수를 한번 가져가면 말그대로 엄청난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걸 사실상 보장해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국내에서 700MHz 주파수 가치는 얼마나 될까요?
기자 : 미국과 독일의 경매가 기준으로 3조4000억원(미국기준)과 8조7000억원(독일기준) 규모로 전망됩니다.
일반적으로 700MHz 주파수 가치는 방송보다 통신이 더 큰 것으로 분석이 됩니다. 특히 모바일 광대역 분야가 가장 효과가 컸습니다
앵커 : 이동통신사들은 경제적 가치를 따진다면 700Mhz가 방송용이 아닌 통신용에 꼭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주장하네요. 그렇다면 방송쪽이 보는 시각은 어떻습니까?
기자 : 네.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가치가 통신분야보다 적은 방송쪽은 주파수는 공공재로서 수익수단이 아닌 시청자를 위해서 활용되어야 하는 공공 자산이라는 주장입니다.
방송업계는 난시청 해소, 차세대 방송 등을 위해서는 700MHz 주파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끊임없이 해왔습니다 .
지금까지 주파수 경매를 봐왔을때 금액의 경매비는 결국 사용자인 국민들의 비용상승으로 이어질 뿐이란 것인데요.
국민 비용으로 그대로 전가되는 통신용 주파수보다 양질의 콘텐츠를 격차 없이 제공 받는 방송 주파수로의 활용이 의미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통신사들이 주파수 대역을 가져가면 IT 생태계의 판도가 뒤집히게 됩니다.
그러니까 통신사들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플랫폼 주도권을 확보하면서 방송이 통신에 종속되고 최악의 경우 지상파 방송사들은 수많은 PP 가운데 하나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앵커 : 네.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건 트래픽이 요즘 폭증하고 있는 시대인데 이부분에 대해서 말그대로 통신사들이 트래픽을 좀더 수용할 수 있도록 도로를 넓혀주는 것도 일리가 있어보이는데요.
기자 : 네. 물론 그렇기는 합니다만 통신사들이 데이터 트래픽 문제를 해소하는 데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망 부하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는데 통신3사가 치열한 경쟁만을 고수하다보니 결국 ‘무제한 데이터 상품’을 남발해와 통신사가 스스로의 정책적 실패 자초했다는 평갑니다.
통신사들의 이러한 실패를 주파수의 추가 할당에서 찾으려고 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인데요. 무작정 주파수의 추가 분배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한정된 주파수 자원을 효율적 사용 해법 노력이 우선되야한다는 방송쪽의 의견도 일리가 있어보입니다.
앵커 : 네. 아날로그 방송때부터 700Mhz 대역은 방송의 고유한 영역이었기 때문에 경제성을 이유로 DTV용 대역까지 추가로 확보하여 사용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라고 방송쪽의 의견을 정리해볼 수 있겠네요.
주파수 문제가 참 이해하기 쉽지 않은 문제이지만 여기에 걸린 경제적 가치가 상당하다고 생각하니 우리 방송을 보시는 투자자 분들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박기자 오늘 잘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