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세계로)③세계 최대 시장, 미국을 잡아라

입력 : 2013-06-05 오후 3:00:00
[뉴스토마토 최준호 기자] 미국은 글로벌 게임시장의 약 23%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게임시장이다.
 
이중 비디오게임이 전체 시장의 70% 가량을 차지해 아직 모바일 게임은 전체의 10%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미국시장도 다른 선진국처럼 모바일 게임 중심으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 전세계 게임시장 크기 비교 및 미국 시장 점유율 비교 (자료=한국콘텐츠진흥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한국 게임의 글로벌 퍼블리싱 사업을 하고 있는 조현선 키야트게임즈 대표는 “2년 전부터 모바일 게임 바람이 불기 시작해 지금은 어떤 게임 관계자들을 만나도 모바일 게임 이야기만 한다”며 “카카오톡 게임의 성공 이후 한국업체들의 대한 관심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해줬다.
 
◇문화의 용광로 미국..다양한 가능성 열려
 
미국은 전세계에서 디지털 콘텐츠에 가장 많은 돈을 쓰는 소비자들을 보유한 국가다.
 
지난해 미국의 모바일 오픈마켓 시장은 약3조5000억원(27억2700만달러) 규모로 세계 최대였다. 2위와 3위는 각각 일본(6억2400만달러)·독일(4억3200만달러)이었다.
 
◇전세계 오픈마켓 크기비교(자료=한국콘텐츠진흥원, 단위=100만달러)
 
미국 시장이 각광받는 이유는 이처럼 거대한 규모인데다, 다양한 나라의 여러 장르 게임들이 각기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 앱스토어 1위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는 핀란드 슈퍼셀(Supercell)사의 크래쉬 오브 클랜즈(Clash of Clans)는 도시를 만들고 전쟁을 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며, 페이스북을 통한 멀티 플랫폼 게임(웹브라우저, 태블릿PC, 스마트폰 연동)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캔디 크러쉬 사가(Candy Crush Saga)는 간단한 퍼즐게임이다.
 
일본 겅호엔터테인먼트의 퍼즐육성게임 ‘퍼즐&드랜곤’의 매출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그리’가 미국 현지 스튜디오에서 만든 FPS(1인칭 슈팅게임)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인종의 용광로라 불릴 정도로 다양한 인종이 모여 있는 나라인만큼 여러 장르의 게임들이 두루 성과를 올리고 있다. 
 
또 최근에는 일본, 인도 등 전세계의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아예 미국으로 건너와, 모바일 게임 시장에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있다.
 
◇미국 시장 공략, 높은 완성도의 게임 필요
 
높은 완성도의 게임이 성공 가능성도 높다는 것은 당연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미국 시장에서 게임의 완성도는 특히 중요하다.
 
우수한 스탭과 월등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전세계 영화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 헐리우드처럼, 미국의 게임회사들도 전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게임 제작력을 갖추고 있어 이용자들의 눈이 그만큼 높다.
 
단, 모바일 게임에서 완성도는 단순한 헐리우드 액션영화와 같은 화려한 볼거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또 북미 유저의 성향이 아시아보다는 복잡한 '하드코어' 게임을 좋아하지만, 어렵기만 하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게임의 콘텐츠를 이용자에게 전달하는 '구성'에서 높은 완성도를 가지는 것이 핵심이다.
 
반승철 불리언게임즈 대표는 “북미에서 성공하고 있는 게임들을 보면 단순 게임 플레이뿐만 아니라, 게임의 내러티브(허구적인 사건을 설명하는 기술)나 캐릭터성이 뛰어난 작품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준에 부합하는 국산 게임으로는 데브시스터즈 ‘쿠키런’의 전작인 ‘오븐 브레이크’를 들 수 있다.
 
지난해 출시된 오븐 브레이크는 런닝 캐주얼 게임으로 하드코어는 아니었지만, 영미권에서 인기를 끌 수 있는 ‘생강빵 캐릭터’와 마치 디즈니 애니메이션 같은 그래픽이 어우러져 미국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또 마녀를 피해 달아난다는 설정도 단순하지만 ‘런닝’ 게임에 알맞은 흥미로운 설정이다.
 
◇ 데브시스터즈의 '오븐브레이크'(사진출처=플레이스토어)
 
◇우수한 퍼블리셔를 갖추고 꾸준히 도전해야
 
현실적으로 미국 시장에서 한국 게임사가 단독으로 큰 성공을 거두기는 힘들다.
 
세계 최대의 시장인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게임 이용자들의 성향이 국내나 아시아권과는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또 세계 최고의 마케팅 비용도 한국 게임회사가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벅찬 수준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게임업계에 따르면 미국시장에서 한 명의 유저가 꾸준히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이용자유입비용(CPA, Cost Per Acquisition)은 대략 8~10달러로 우리나라의 2~3배 수준이다.
 
이 때문에 미국 게임시장에 대해 많은 정보를 알고 있고, 현지 게임 마케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우수한 퍼블리셔의 존재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조현선 키야트 게임즈 대표는 “미국 게임시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한국회사라면 최대한 많은 퍼블리셔들과 접촉해 다양한 정보를 얻어야 한다”며 “또 미국시장에서 한번에 성공을 거두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최대한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도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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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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