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명의 앙코르Job)조선시대에도 정년퇴직이 있었다는데..

"시니어잡 3대 조건은 수입,의미,사회적 영향력"
"기업, 연령경영(Age Management) 도입해야"

입력 : 2013-06-29 오전 7:00:00
[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사극에 '상감마마 납시오'라고 임금의 행차를 알리는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 일반적으로 내시라고 불리는 이들이 이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중금(中禁)이라는 이름의 9급관원이 따로 있었다. 용모가 단정하고 맑은 목소리를 가진 15세 이하의 아이들이 그 대상으로, 이들은 변성기가 찾아오는 16세면 관직을 떠나야 했다.
 
◇평균 퇴직연령 53세
 
조선시대에도 관리가 70세가 되면 벼슬을 사양하고 물러나던 치사(致仕)라고 하는 정년이 있었다. 평균수명이 이에 훨씬 못미치다보니 실제로 70세에 치사한 사람은 손가락을 꼽을 정도라 한다.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 정년이 도입된 것은 일본에서 우리나라를 지배하던 시기부터다. 당시 인구조사를 시행했고 그 때 조사한 건강수명에 근거한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에 노동법이 본격적으로 개정되고 그에 따라 근로자의 권익이나 근로조건이 논의됐다. 당시 평균수명이 65세, 건강수명은 55세였다.
 
의학이 발달하고 수명이 늘면서 평균수명은 80세로 늦춰졌고, 건강수명도 65세를 넘어섰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근로자 평균 퇴직 연령은 53세다. 건강수명에 비춰봐도 너무나 짧다.
 
◇시니어잡의 3요소
 
김형래 시니어파트너즈 상무(사진)는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이 일찍부터 일 할 기회를 놓치고 있다"며 "지혜와 경험으로 똘똘뭉쳐 있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계속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현재 시니어들의 재취업이 자원봉사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시니어들이 일하고자 하는 것은 돈을 더 벌어야 한다는 절박함도 있지만 이면에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후배들에게 나눠주고 싶다는 욕망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자를 위한 미국의 비영리단체 시빅 벤처스(Civic Ventures)에 의해 정의내려진 '앙코르 커리어(Encore career) '와 일맥상통하는 개념이다.
 
그는 시니어잡이 갖춰야 할 3가지 조건을 달았다.
 
지속적인 수입이 있을 것, 개인적인 의미를 추구할 수 있을 것, 사회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 등이 그것이다.
 
김 상무는 "개인적인 보람을 찾거나, 갖고 있는 기술이나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며 "수입은 사회적인 약속이자 책임이다. 적극적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수익이 보장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들이 '연령경영(Age Management)'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령경영이란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나이든 사람과 젊은 사람이 어떻게 조화롭게 일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것을 뜻한다. 임금피크제와 잡 쉐어링(Job sharing), 잡 로테이션(Job rotation) 등이 그 예다.
 
또 제도의 개혁을 통해 다양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컨대 지난 3월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칭 개정으로 이미용업도 방문서비스가 가능토록 개정, 방문 이미용 서비스가 가능해짐에 따라 규제때문에 막혔던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김 상무는 "제도의 개혁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 질 수 있다"며 "사회적인 수요를 고려해 제도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형래 시니어파트너즈 상무가 시니어 유망직업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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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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