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분야 발전방안 세미나 현장(사진=한승수)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생선인 고등어를 고부가가치의 국제적 교역 수산물로 성장시키기 위해 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머리를 맞댔다. 고등어산업 강국 노르웨이와 일본을 모델로 한 선진화에 정부와 정치권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지난 11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이 주최하고, 대형선망수산업협동조합과 한국고등어협회가 후원하는 '우리나라 고등어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됐다.
현재 우리나라의 고등어산업은 고비용 저효율적 생산구조를 가지고 있다. 6척이 한조를 이루는 선단이 조업체계를 구성하고 있으며 노동력이 부족하다. 고유가로 수익구조 개선도 쉽지 않다.
또한 어획단계에서 선도관리가 미흡하고 양륙장소가 한 곳에 집중돼 있다는 약점도 있다.
국내에서는 운반선에 어획물을 적재하고, 뜰채를 이용해 옮기거나 보관시 얼음을 사용함으로써 어체 손상이 많다. 어장은 점차 멀어지고 있지만 양륙장은 부산에 집중돼 있어 성어기 양륙장의 대기시간, 경매시간까지의 상온 노출 등으로 인한 어획물의 품질 하락도 심하다.
국내산 고등어는 생산에서 소비까지 약 50시간이 소요된다.
수요자 측면에서는 안전과 위생, 품질을 중요시하면서 수입산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대형할인점을 통해 가격차가 사라지며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는 고등어 수출량 세계1위 노르웨이와 확연히 비교된다. 노르웨이는 배 한척이 고등어를 잡는 단선조업을 하고 있으며,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선원은 8~10명 정도에 불과하다.
여기에 청어협회를 통한 전자경매 도입으로, 신속한 가격 결정과 거래비용을 최소화했다. 전자경매 도입으로 산지시장이 아닌 낙찰자(가공업체)에게 직접 운송하며 유통의 시간·거리·비용의 최소화를 유도했다. 피쉬펌프 양륙부터 냉동까지 양륙을 자동화하고 냉각해수를 이용한 보관법의 개발로 품질관리와 위생관리의 최적화도 이끌었다.
일본은 우리와 유사한 5척 1조로 이뤄지는 선단조업체계를 갖추고 있었지만 지난 2007년부터 어선어업 구조개혁으로 선단을 축소하고 어획물의 부가가치를 향상시키는데 성공했다.
양륙과 유통 구조에 노르웨이 시스템을 대거 접목했다. 어획 이후 경매와 양륙, 가공공장으로 이어지는 거리와 시간을 최소화했다. 가공공장에서는 고등어 선별 및 가공을 자동화했고, EU 등으로 수출선도 확대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노르웨이 등 고등어산업 선진 시스템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해 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선단규모의 슬림화 ▲피쉬펌프. 냉각해수 도입 등 질적 생산체제로 전환 ▲미성어 자원관리 등 효율적 고등어 관리 추진 ▲한·중·일 고등어 자원관리체계 수립 ▲온라인 전자경매시스템 도입 ▲자동화 설비 도입 ▲표준 규격화 다양한 상품개발
김대영 어업자원연구실장은 "현재 6척인 선단을 4척으로 선단슬림화할 경우 1통(선단) 당 31억의 운영비 절감을 가져오고, 부산인 양륙장소를 제주도 확대하면 평균 11시간 30분의 운반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며 "고등어산업 미래화를 통해 고등어가 단순 식용, 사료용 물고기가 아닌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변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고등어협회는 고등어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고등어FPC(Fishing Processing & Marketing Center)가 설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FPC란 산지에서 수산물을 집적해 상품을 생산·유통하는 거점 시설을 말한다.
송중협 한국고등어협회 사무국장은 "국내 고등어산업이 일본을 넘어서는 고등어수출국이 되기 위해서는 FPC와 같은 대형산지 가공시설도입이 필요하다"며 "업계도 적극적인 자구노력을 하겠지만 정부의 지원없이는 성사시키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문제점을 인식한 해양수산부는 현재 어선현대화 사업으로 내년 예산에 반영한 상태다. 2차 보존을 위주로 해서 내년에는 1000통정도를 지원할 계획이다. FPC 수산물 산지 유통센터를 건립하기 위한 예산도 확보했다. 지자체가 건립·유지안을 담은 기본 계획을 제출할 경우 1개소당 약 6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사실 외국에 비해 수작업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제품이 가치를 충분히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이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런 부분을 개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해수부도 노력하겠지만 결국 예산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국회의 지원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