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證, 100명 감축..업계 "그룹 활용한 획기적 방안"

입력 : 2013-06-12 오후 3:38:51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삼성증권(016360)이 직원 100여명을 감축하고, 이들 인력을 삼성그룹 관계사에 재배치하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삼성증권)
 
증권업계는 대체로 삼성증권의 인력 조정이 시장과 업황상황 등을 고려한 효율적이고 획기적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삼성증권의 인력 감축이 증권업계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證, 인력 100명 관계사에 재배치..증권업황 어렵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최근 근무경력 10년 내외의 대리와 과장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그룹 관계사로 이직 의향에 대한 수요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인력을 넘겨받을 여력과 의사가 있는 관계사가 어디인지 파악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다음주까지 수요조사를 마무리하고, 의견을 취합해 이달 안에 인력 재배치를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삼성증권이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은 시장상황과 증권업황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삼성증권의 2012년 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290억원, 1574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1.3%, 8.3% 감소했다.
 
결국, 경영 내실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인력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직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인력을 전환 배치하는 차선책을 꺼내든 것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이번 인력 재배치 대상은 대리급과 과장급으로 회사 내에서 가장 선호하는 직급"이라며 "다른 증권회사들이 단행하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피한 것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 2011년 말 희망퇴직으로 100명이 회사를 나갔다. 지난해 2월에는 홍콩법인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해 인력을 100명에서 20명으로 줄인 바 있다.
 
◇증권업계 "그룹 활용한 획기적 방안..증권가 인력감축 확산 우려도"
 
삼성증권의 인력 재배치에 대한 증권업계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현재 침체된 증권업황 상황에서 효율적인 인력 재배치로 성과를 창출하려는 선제적 조치라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그룹 내 인력재배치를 통해 구조조정에 다른 마찰을 줄이고, 그룹사간 커뮤니케이션 제고와 적정 인력 충원 효과도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고의 그룹답게 그룹 내 인력 재배치를 통해 인력 감축을 해소한다면 나름 획기적인 방안"이라며 "구조조정에 따른 마찰도 줄이고, 그룹사간 커뮤니케이션 제고와 적정 인력 충원에 따른 효과도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도 "현재 침체된 증권업 경기를 살펴볼 때 삼성증권의 이번 인력 재배치는 효율성 추구를 위한 선제적 조치의 하나라고 보여진다"며 "현재 신규 인력의 채용은 어려우나, 지속적인 신사업 발굴 등의 인력수요는 이어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인력의 훈련과 재배치 등은 좀 더 면밀히 준비하고,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삼성증권의 이번 행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산기준 업계 3위인 삼성증권이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선 만큼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인력 감축이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증권업계는 지난 1분기까지 동양증권(003470)미래에셋증권(037620)을 중심으로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됐다. 최근 1년 사이 동양증권은 전체 임직원의 10%에 달하는 291명이 회사를 나갔고, 미래에셋증권 역시 229명의 인력을 줄였다.
 
한 증권업계는 "증권사들이 당장은 인력 감축 계획이 없다고 말한다"면서도 "대형사인 삼성증권이 인력 감축에 나선만큼 다른 증권사들도 인력 감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주식시장이 살아나지 않아 수익성 악화를 버티지 못하면 증권사들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감원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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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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