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2010년 10월6일 나무인터넷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소셜커머스 사이트 위메이크프라이스닷컴(이하 위메프)의 오픈을 알렸습니다.
위메프는 허민 전 네오플 대표가 100% 출자를 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과 화제를 모았습니다.
잠시 허민 대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초창기에는 투자자로서 경영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지만 현재 위메프의 대표를 맡으며, 업계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꼭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 런칭 기자간담회 당시 허민 위메프 창업자 (사진제공=위메프)
그의 삶을 살펴보면 회사 모토인 "We make wonders! (우리는 놀라움을 만든다)"대로 “놀랍다”고 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스스로도 자기 인생을 예측 불가능한 변화구를 일컫는 ‘너클볼’과 같다고 말할 정도니까요.
허민 대표는 대학생이었던 1999년, 비운동권 최초로 서울대 총학생회장에 당선되며 처음 언론에 등장했습니다. 모든 것이 열세였지만 직접 만든 뮤직비디오를 선보이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등 색다른 선거유세를 통해 극적으로 승리를 거머쥡니다.
당시 국민대 학생회장으로 처음 인연을 맺은 박유진 위메프 홍보실장은 “학생회장 모임을 가면 비운동권인 그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지만 여러 모로 돋보이는 존재였다”고 술회합니다.
졸업 후에는 네오플을 설립하고, 전공과 판이한 게임사업을 시작합니다. 초반 ‘반짝성공’ 이후 내놓는 게임마다 족족 실패를 거듭하며, 어느덧 개인빚이 30억원까지 누적됐을 무렵 ‘던전앤파이터’의 히트로 기사회생합니다. 던전앤파이터는 현재 중국에서 1, 2위를 다투는 인기 온라인게임입니다.
이처럼 승승장구하고 있을 때 그는 넥슨에 회사를 매각하고, 2000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쥐더니 홀연히 미국으로 떠나 음악공부를 합니다. 그리고 돌아와 유한회사 원더홀딩스를 세우며 여러 IT기업에 투자를 했고, 다시 벤처사업을 하겠다는 뜻을 밝힙니다. 이중 핵심이 바로 위메프인 셈입니다.
◇ 사이트 오픈 전 위메프 잡지광고 (자료제공=위메프)
기자간담회 당시 “왜 게임이 아닌 소셜커머스 사업을 하냐”는 질문에 그는 “지금 이 시점에서 게임사를 차린다는 것은 자장면집을 이웃에 팔았는데 2년이 지나 근처에 다시 가게를 여는 것과 같기 때문”이라며 “이보다는 세계적인 인터넷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뜻을 밝힙니다.
지금까지 설명처럼 허민 대표는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벤처사업가였습니다. 따라서 위메프는 비록 늦게 시장에 진입을 했으나 다른 소셜커머스 업체들보다 유리한 선상에서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창업멤버만 보더라도 상당수가 네오플 출신 임직원이거나 나름 특정분야에서 ‘한가닥’ 좀 했다는 인재들이었습니다. 초기 자본금 역시 50억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실제 경쟁사들이 열정과 아이디어만 갖고 맨땅에 헤딩하며, 좌충우돌하고 있을 때 위메프는 세련되고 차별화된 경영행보를 선보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사이트 오픈일 3만8000원짜리 에버랜드 자유이용권을 1만4900원에 선봬 10만장 전량을 ‘완판’한 일입니다.
후일담으로 애버랜드측과 맺은 계약금은 원래 장당 1만4900원이 아니었습니다. 2만장까지는 2만원으로 잡는 대신 1만4900원을 뺀 5100원을 위메프가 충당하고, 나머지 8만장을 1만4900원에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위메프측은 “마케팅비용이 1억원으로 책정된 가운데 광고 대신 소비자에게 혜택을 돌려주자는 취지로 슈퍼딜을 구상했다”며 “사이트가 3번 마비되는 등 엄청난 관심이 집중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위메프는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상황에서 이용자들로부터 확실히 존재감을 각인시킬 수 있었습니다.
◇ 업계 최초 슈퍼딜 에버랜드 자유이용권 (사진제공=위메프)
이후에도 T.G.I.F 스테이크 메뉴를 10만장 판매하고, 또 여성의류인 ‘로엠’ 겨울 신상품과 봄 신상품을 51% 할인된 가격으로 공급하는 등 파격 행보를 이어나갑니다. 그리고 게임산업에 종사했던 이들이 모인 업체답게 가격과 할인율 외 다른 정보는 비공개인 상황에서 상품구매를 유도하는 ‘블라인드 딜’이라는 흥미로운 서비스도 내놓습니다.
경쟁사들은 위기감을 느낍니다. 특히 시장을 주도하고 있던 티켓몬스터로서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꼴’이 됐습니다. 티켓몬스터는 위메프의 행보를 두고 “돈으로 사업을 한다”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고 대책을 고민합니다. 그리고 “시장 선점상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욱 공격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결론을 얻습니다.
소셜커머스 시장이 급속히 커지는 동시에 업체들 간의 경쟁도 뜨거워질 때 업계에서는 또 하나의 빅뉴스가 들려옵니다. 바로 소셜커머스 원조라 할 수 있는 그루폰이 한국시장을 노리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