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마다 하반기 전망이 다른 5가지 포인트

출구전략·엔화약세·기업이익·밸류에이션·삼성전자

입력 : 2013-06-13 오후 4:02:07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올 들어 우리 증시는 선진국 증시와 디커플링 현상을 보이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기대감을 가져볼 수 있다는 다소 긍정적인 전망들도 나온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체적으로 증권사들은 하반기 코스피 예상 밴드 하단을 1900선 전후로, 상단을 2200선 전후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가 상대적으로 더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데는 ▲미국 양적완화 축소 시점과 영향 ▲엔화 약세 ▲기업 실적 회복 ▲밸류에이션 ▲삼성전자 주가 등에 대해 다소 엇갈린 시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①미국 출구전략
 
최근 글로벌 시장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논란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당장 출구전략을 시행하기는 어렵겠지만 연내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당분간 양적완화 정책이 지속될 것"이라며 "그러나 규모 축소 이슈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적완화 규모 축소도 쉽지 않다는 일부 의견도 나온다. 김종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자산매입규모 축소가 가까운 시일 내에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 미국 기업체감경기지표가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고 고용, 소비 등 여타 경제지표도 출구전략 조기 시행 우려를 확대시킬 정도로 크게 개선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에서는 출구전략 시행 가능성도 언급된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출구전략은 빠르면 오는 3분기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하반기 시장 흐름에 긴장도를 유지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연구원은 "주식시장 측면에서는 연준 출구전략 시행이 유동성 위축요인으로 작용하며 글로벌 주식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영향력은 그동안 유동성 모멘텀이 적극적으로 작용했던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②엔화 약세
 
올 들어 엔달러 환율이 100엔대를 돌파하며 엔화 약세에 따른 우리 수출기업들에 대한 우려로 주식시장은 피해가 컸다.
 
하지만 최근 달러 강세로 엔화 약세가 주춤한 상황에서 엔저의 부정적인 영향력이 끝났다는 시각과 여전하다는 시각으로 양분된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엔화 약세 추세적 진행은 계속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115엔 돌파도 가능하다"며 "올 하반기 이후 경기회복 기대심리 상승과 더불어 엔화의 프리미엄은 완전 소멸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엔달러 환율이 연내 105~110엔 레벨에 도달할 수 있다"며 "과거 엔화 약세기를 보면 일본과 경합 부문에 있는 우리 업종은 피해가 분명하게 드러났고 올해 주식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우려는 남아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엔화 약세는 지속되겠지만 부담은 줄어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점차 환율보다 글로벌 성장이 한국 수출 증감에 더 민감한 변수가 되고 있다"며 "하반기 글로벌 수요 회복은 엔화 부담을 상쇄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엔저에도 불구하고 한국 수출기업의 단가 경쟁력과 수출이 양호하다"며 "엔저와 이를 통한 일본 경기 회복은 단기적으로 한국에 악재지만 중장기적으로 본다면 글로벌 교역량 회복이라는 긍정적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③기업 실적
 
지난 4분기부터 글로벌 경기 부진과 환율 악재로 수출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기업 이익이 낮아지면서 향후 이익 전망치도 하향 조정됐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업 실적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크다"며 "보수적인 가정 하에서 실적을 수정하면 최악의 경우 영업이익이 126조까지 후퇴해 전년대비 19.6% 증가에 그친다"고 평가했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11월대비 15.5% 하향조정됐다"며 "2~4분기 실적 역시 어닝시즌이 가까워지면서 추가 하향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반면 긍정적인 기대들도 나온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기업 이익은 3분기부터 의미있는 회복을 보일 것"이라며 "올해 기업이익은 삼성전자에 의해 계속 증가해 온 것으로 착시현상을 보이고 있으나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도 3분기에는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④밸류에이션
 
증권사들이 하반기 증시 상승에 무게를 싣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증시가 싸다는 점이다. 선진국 증시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며 상승하는 동안 우리 증시는 약세를 보였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성욱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회복세가 뚜렷한 반면 국내증시의 밸류에이션은 저평가 현상이 심화됐다"며 "국내증시 주가수익비율(PER)은 8.06배 수준으로 3년 평균수준인 9배 수준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통상적으로 한국은 대북 악재 등으로 5~10% 수준에서 디스카운드 되지만 최근 평균 할인 폭의 두 배가 넘게 할인됐다"며 "올해 낮아진 이익전망에도 불구하고 PER 8배는 지켜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익 모멘텀이 턴어라운드될 경우 디스카운트 폭이 빠른 속도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우리 증시가 절대적인 저평가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센터장은 "주가수익비율(PER)을 어떻게 산정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기업 이익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코스피가 절대적으로 싸다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⑤삼성전자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외국계 증권사인 JP모건의 부정적인 전망에 6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갤럭시S4 출하부진과 이에 따른 실적 우려를 내비치자 외국인들이 대거 팔아치웠다.
 
이에 대해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주력 모델의 하나인 갤럭시노트3의 판매가 시작되면서 갤럭시 S4와 함께 실적을 견인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임돌이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종합적인 관점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중기적으로 165만 원 부근까지 충분히 상승할 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 경우 현재 여러 악재로 상대적으로 디커플링된 상태로 눌려 있는 코스피 역시 2200선까지 상승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성장 둔화 우려에 대해서는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만 최근 주가 급락이 과도한 상황"이라면서도 "150만원대가 다시 회복된다 하더라도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하기는 모멘텀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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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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