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새누리당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의 국정조사 시점에 대해 "법원 판결까지 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는 6월 임시국회에서 실시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입장과 큰 차이가 있다. 앞서 여야 전임 지도부는 국정원 사건 국정조사를 '검찰 수사 완료 후' 실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김태흠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1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사 완료' 시점이 "법원 판결"이라 강조하며 "문제는 법원 판결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느냐, 없느냐"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홍지만 원내대변인도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법원이 어떤 판단을 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원내대변인은 '1심 판결 시점으로 예상되는 6개월 뒤에 국정조사를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1심, 2심, 최종판결이 중요한 게 아니고, 검찰에서 기소할 때, 기소장 내용이나 재판을 봐야한다"고 전했다.
그는 "솔직히 상식적으로 국정원장이 선거개입을 조직적으로 지시한 내용은 아니지 않나"며 "앞으로 여직원 감금 사건과 전직 직원에게 앞으로 기조실장 주겠다거나 총선 공천 주겠다고 한 사전공작 부분들이 드러나는 과정들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국정조사의 정확한 시점에 대해선 "(여야)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 간에 (협상이) 진행되는 부분과, 야당이 정확히 요구해오는 안 등, 전체를 보면서 판단해야할 문제"라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김태흠, 홍익표(왼쪽부터) 의원
이에 대해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법원 판결을 보자는 것은 국정조사를 안 하겠다는 것"이라며 "여야 약속 파기"라고 반발했다.
그는 "법원 재판은 수사 과정이 아니라 수사가 끝난 것"이라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 사건에 대해 시간 끌기와 물타기를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정원 사건은 미국 워터게이트 사건 보다 더 엄중한 사건"이라며 "새누리당이 기존 합의를 하루 빨리 이행하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불필요한 시비거리가 안 생기게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