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제약업계 침체기가 예상보다 오래가면서 휴가 일정 조정은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제약업계에 첫 발을 내딛은 지 올해로 20여년을 맞은 상위제약사 한 간부는 올해 휴가 일정을 묻는 기자 질문에 이 같이 답변하면서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 간부는 “요즘 제약업계 최대 화두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것이다. 이제는 약만 팔아서는 답이 안나온다”며 “제약업계 침체기가 장기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뭘 먹고 살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져 있어 휴가는 꿈도 못꾸고 있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상위제약사들은 오는 8월1일부터 일주일간 전사적인 여름휴가에 돌입한다.(사진=조필현 기자)
제약업계는 현재 약가인하와 리베이트 파문 여파로 좀처럼 침체기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 여기에 혁신형제약사 취소기준까지 발표되면서 근심 걱정은 더 쌓여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정부합동리베이트 단속반이 동아쏘시오홀딩스(전 동아제약)와 일양약품에 이어 상위제약사에 대한 리베이트 조사까지 할 것이라는 말들이 흘러 나오면서 제약업계 분위기는 더욱 뒤숭숭하다.
일단 상위제약사들은 8월초에 전사적인 휴가에 돌입한다. 동아쏘시오홀딩, 녹십자, 대웅제약, 한미약품, 유한양행, 종근당 등 상위제약사들은 8월1일부터 짧게는 7일, 길게는 9일까지 휴가에 들어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제약공장 생산 라인이 멈추는 이 시기에 전사적인 휴가에 돌입한다”며 “현재 업계 상황이 안 좋은 만큼, 각 제약사별로 휴가 일정을 조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다국적제약사들은 휴가시즌이 임박하면서 여유로운 분위기다. 기업문화가 다른 만큼 본사 규정에 맞춰 휴가에 돌입한다. 다국적제약사에서 부장급(근속연수 10년차 기준)이면 연중 30일 정도는 휴가를 낼 수 있다.
국내제약사들이 전사적인 휴가에 들어가는 것과 달리 다국적제약사들은 개별적으로 휴가를 즐긴다는 게 특징이다.
다국적제약사 관계자는 “휴가 일정은 국내제약사와 달리 눈치 안보고 쓸 수 있는데, 우리의 경우 여름휴가라는 개념이 따로 없다”면서 “연중 본사 규정에 맞게 휴가를 쓰면 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휴가 일수를 다 못쓰면 회사 차원에서 보상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회사 차원에서 휴가를 가라고 더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장마가 끝나면 곧 시작될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국내와 다국적 제약사 직원들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