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전방위적인 검찰수사로 위기에 몰린
CJ(001040)그룹이 충격에서 벗어나, 조직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이재현 회장이 이달초 "책임질 것은 책임지겠다"는 내용의 메일을 전 임직원에게 보낸 뒤 그룹과 계열사가 '패닉'에서 벗어나 급속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한다.
"내 책임이니 흔들리지 말라"는 이 회장의 호소에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심기일전 하자"며 서로를 격려하고 결속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23일 복수의 CJ그룹 관계자들은 이 회장이 지난 3일 새벽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란 제목의 이메일을 4만여 임직원에게 보낸 이후, 검찰 수사로 가라앉았던 그룹 전체 분위기가 일순간 환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 수사로 촉발된 CJ그룹의 위기가 임직원들을 하나로 묽는 계기로 작용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한다.
현재 사내 인트라넷인 'CJ월드' 토론방 등에는 1000여개의 관련 게시글과 답글이 올라있다.
처음 이 회장의 메일에 먹먹함과 공감을 표하던 게시글들은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을 다잡고 더 단단한 CJ가 되자'는 취지의 격려로 채워지고 있다.
한 신입사원은 '비온 뒤 땅이 굳어집니다'라는 게시글을 통해 "입사 반년이 안돼 일어난 많은 일들에 놀라고 걱정 돼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면서도 "메일을 읽고 난 뒤 안도를 느끼고 이 난관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는 희망을 보았다"고 전했다.
다른 직원은 지금의 위기를 '조개속 모래알'에 빗대 "우리 몸 안에 들어온 모래알을 이겨내면 조개가 진주를 빚듯 더 나은 보석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게시했다.
또 다른 직원은 "우리에겐 '온리원(ONLY ONE)'이라는 DNA가 뼛속 깊이 스며있으며, 이 난국을 헤쳐나갈 것"이라며 위기 극복을 자신했다.
스스로를 돌아보며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글도 많았다.
한 직원은 "CJ는 한 개인의 것이 아니라 매일 출근을 하고 회의를 하고 현장을 누비며 제품과 콘텐츠를 만들어 가는 여러분의 것’이라는 회장님의 말에 가슴이 찡하다"며 자신부터 더 열심히 고객에게 열과 성을 다할 것이고 전했다.
끈끈한 동료애를 재확인 하는 계기가 됐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10년 차라고 밝힌 직원은 "CJ에 대한 사랑이 충만해진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를 더 아껴주고 힘을 합치자"고 독려했다.
다른 직원은 "위기와 어려움 속에서도 한 마음 한 뜻으로 서로 버티고 함께 이겨낼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것은 행복"이라고 강조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책임을 다하겠다는 회장님의 사과 이메일이 임직원들의 흔들렸던 마음을 빠르게 안정시키고 조직 전체에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창립 60주년을 맞아 올해를 글로벌 CJ를 완성하는 원년으로 삼으려던 CJ그룹이 오히려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리자 이제는 CJ그룹이 한 개인의 소유가 아닌 국민의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스스로 반성하고 회사를 키워가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