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앵커 : 우리 증시가 4거래일 연속 크게 하락했습니다. 오늘은 심지적인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코스피지수 1800선이 붕괴됐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증시 급락 이유와 정부의 대책, 향후 전망을 짚어보겠습니다. 증권부 임애신 기자 나왔습니다. 오늘 증시 상황부터 점검해주시죠.
기자: 네. 오늘 1800선 마저 무너졌습니다. 18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해 7월26일 이후 11개월만에 처음입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82포인트 하락한 1799.01로 마감했습니다.
지난 19일 벤 버냉키 의장이 양적 완화 축소를 시사한 발언을 한 영향으로 4거래일 연속 하락했습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코스피는 장 중반까지 등락을 하면서 1800선을 지지했지만 장 막판 1800선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지속된 가운데 중국 증시의 급락은 투자심리를 더 위축시켰습니다.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장 후반 보험사에서 펀드 일부를 환매하면서 물량이 몰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2500억 가까이 순매도 하며 하락세를 이끌었습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460억원, 970억원 순매수 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코스닥 역시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에 낙폭을 확대하며 2.35% 하락한 508선에서 마감했습니다.
앵커: 막판에 1800선이 무너졌군요. 이런 대세 하락 속에서도 특별히 눈에 띄는 종목이 있었나요?
기자: 업종별로는 기계와 음식료업만 올랐습니다. 두 종목은 1% 내의 소폭의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통신업이 5% 이상 급락하며 하락폭이 컸고, 섬유의복·전기가스·비금속광물 업종은 2% 이상 빠졌습니다.
이밖에 운수창고와 유통업, 금융업, 전기·전자 등은 1%이상 내렸습니다.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서는 현대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종목이 하락했습니다.
삼성전자(005930)는 나흘 만에 반등세로 장을 시작했지만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전거래일 대비 0.91% 하락한 131만원선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쯤되면 정부도 지켜만 볼 수는 없을텐데요.
기자: 금융당국은 휴일인 어제와 오늘 연달아 회의를 열고 우리 금융시장이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시장을 안심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오늘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간부회의에서 버냉키 의장의 발언으로 촉발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오히려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긍정적인 시그널을 시사했습니다.
신 위원장은 "국내외 금융시장이 다소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현 상황은 실물경제 회복에 기반한 정상화 과정"이라며 "우리나라는 다른 신흥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게 받고 있는 데다 앞으로도 그 충격도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정부와 새누리당도 오늘 오전 회동을 가졌다지요.
기자: 맞습니다. 당정은 다음달 1일 출범하는 코넥스 시장 활성화와 장기 펀드 조세 감면, 외국인투자촉진 등 관련 법안의 조속한 입법화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정부는 휴일인 어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7월 장기채 발행 물량 축소 등을 통해 유동성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투기적 거래와 시장 쏠림으로 환율이 급변동할 때 적극적인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앵커: 오늘 시장 동향만 봐서는 정부의 노력에도 국내 증시가 안정화되지 않은 것 같은데요. 앞으로 우리 시장은 어떤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습니까?
기자: 국내 증시는 당분간 버냉키 여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미국 증시가 반등한다고 해도 경계에 대한 시각은 여전할 것이라는 겁니다.
그러나 이번주 중 세계 증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 후반으로 갈수록 반등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특히, 양적완화 축소로 인해 시장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조기에 실질적인 자산 매입 축소가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과거 금리인상을 포함한 본격적인 출구전략이 시행됐던 시점의 낙폭을 감안하더라도 추가적인 하락폭은 2~5% 미만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최근 매도를 지속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매수 전환 시점은 7~8월 전후가 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한국시장이 금융위기보다 더 추락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낙폭 과대 종목들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는 조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