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터뷰)돌아와요 외국인..언제까지 팔자 행진?

입력 : 2013-06-25 오전 8:40:53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앵커 : 외국인들의 매도 행진이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연초 뱅가드 펀드 청산 물량으로 시작된 매도세는 최근 출구전략 우려로 인한 이머징 마켓 자금 유출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오늘 마켓인터뷰 시간에 향후 수급 전망 해보겠습니다.

 
우선 김 기자, 외국인들의 매도 어느 정도인 겁니까.
 
기자 : 어제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400억원을 팔아 치우며 12거래일 연속 매도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최근 12일 동안에만 외국인은 5조4000억원 가량 매도했는데요.
 
올 들어서만 외국인은 총 10조2819억원 순매도 했습니다. 연이은 매도 행진이 잇따랐는데요. 5거래일 연속 매도 행진을 이어간 것이 총 7번입니다. 2월에는 7거래일 연속, 3월에는 11일 연속 순매도 기록 했고요. 특히 4월에는 5거래일 연속 매도 이후 매수 전환했지만 다시 이틀 만에 9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습니다.
 
SK증권 정수헌 연구원께서는 올 들어 외국인 매도 행진 지속되는 이유 무엇으로 보십니까.
 
연구원 : 올초부터 6월 말까지 뱅가드 매도는 이미 예견된 결과였고요. 5월 말까지 외국인 누적 매도를 보면 뱅가드 펀드 물량을 제외하면 외국인은 중립적인 입장이었습니다.
 
6월부터는 미국의 양적완화 속도 조절에 대한 우려로 인해서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고요. 이에 따라 위험자산인 이머징 주식 및 채권에서 동시에 외국인들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겁니다.
 
앵커 : 뱅가드 펀드 정리 물량이 컸다고 보셨고요. 최근 매도세는 미국 양적완화 속도 조절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뱅가드 펀드 물량은 마무리됐다고 봐도 될까요.
 
기자 : 올 들어 국내 주식시장의 부담이 됐던 외국인 자금 이탈이 완화될 지 기대가 모아지는데요.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뱅가드가 신흥국 상장지수펀드(ETF)의 기준지표를 MSCI지수에서 FTSE 지수로 변경했는데요. 한국 주식시장은 MSCI지수에는 신흥국으로 분류됐지만 FTSE에는 선진국으로 구분돼 뱅가드는 신흥국 펀드 내의 한국 주식을 정리차 팔아온 겁니다.
 
다음 달 3일 완료될 텐데요. 뱅가드는 지난 18일 기준 전체 매도 물량의 약 92%를 처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뱅가드의 전체 매도 물량 규모가 최대 1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따라서 현재 남은 물량은 5000~6000억원 규모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매도 현황을 보면 삼성전자(005930)가 92.3% 진행됐고요. 현대차(005380)현대모비스(012330), 기아차(000270)도 91~92% 수준이 정리됐습니다.
 
앵커 : 뱅가드 이슈가 마무리 됐다고 본다면요. IT업종 매도도 살펴보죠. 삼성전자의 대량 매도가 비중이 컸는데요.
 
기자 : 최근 외국인 매도 업종을 보면 거의 대부분이 IT업종에 쏠려 있었고요. 그 중에서도 삼성전자의 매도가 컸습니다. 최근 외국인은 13거래일 연속 IT업종을 팔아치웠고요. 이 기간 동안에만 3조원 가까이 팔았는데요. 외국인들이 전체 팔아치운 주식 5조원의 60%를 IT업종이 차지하고 있는 겁니다.
 
사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IT업종의 외국인 매도세는 JP모건의 리포트가 나온 이후부터 시작됐는데요. 갤럭시S4 출하 부진과 이에 따른 삼성전자 실적 우려를 담은 리포트를 내놓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팔아 치우면서 주가가 급락 중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외국인의 삼성전자 비중이 커서일 뿐 삼성자체 문제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오는데요. 최근 외국인 매도 행태가 IT업황에 대한 우려일까요. 아니면 우리 증시 전반에 대한 우려일까요. SK증권 정수헌 연구원 의견 들어보죠.
 
연구원 : 삼성전자의 외국인 매도는 크게 두 가지로 해석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최근 이머징 국가의 자금 이탈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머징 인덱스 내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이 삼성전자라는 겁니다. 유동성도 풍부하고 최근 주가 수익률도 높기 때문에 차익 실현하고 자금 회수하기 가장 좋은 종목입니다.
 
또 외국 증권사 삼성전자 리포트에서 목표 주가를 하향하면서 실적 우려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올해 처음으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 시키면서 2011년부터 승승장구하던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에 제동이 걸린 것을 의미합니다.
 
앵커 : 삼성전자 자체는 좋게 보셨고요. 수급상의 문제라고 보셨습니다.
 
이제 외국인의 매도세가 언제 끝날 지에 관심이 모아지는데요.
기자 : 사실 뱅가드 펀드 물량은 마무리되고 있고요. 삼성전자에 대한 실적 문제도 크게 우려할 사항이 아닌 것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돌아오지 않는 이유가 있겠죠.
 
최근 조정은 표면적으로 미국의 양적 완화 규모 축소에 따른 불안감 때문인데요. 이 냉각된 투자 심리가 풀리려면 우선 큰 폭으로 상승한 선진국 국채금리가 안정되고 양적완화 축소 우려를 완충시킬만한 경제지표 개선이 필요합니다.
 
중국이나 미국 등 경제지표가 양적완화 축소 우려를 상쇄시킬 만큼 양호하게 나오지 않는다면 외국인 매매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기는 힘들 전망입니다.
 
또 우리 증시가 저평가되어 있다라는 의견 많은데요. 사실 실적이 뒷받침 될 때 이야기입니다. 다음주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2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되는데요. 기업들의 이익이 어느 정도 나와줘야 외국인들에게 확신을 줄 수 있을 겁니다.
 
이 외에 외국인이 매수로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들 SK증권 정수헌 연구원께서 짚어주셨습니다.
 
연구원 : 우선 달러화 강세가 진정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상 최대의 미국 양적 완화에 대한 속도조절 이슈는 과거에 사례가 없기 때문에 앞으로 유동성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미국 연준에서 양적완화의 속도조절을 하려면 경기의 펀더멘털적인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구체적인 경기 시그널이기 때문에 유동성 우려 보다 경기 개선에 대한 확신이 커진다면 외국인들도 다시 위험 자산으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 달러화 강세가 진정되어야 하겠고요. 경기 펀더멘털 개선이 나타나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기자 : 네. 향후 미국 경기판단을 보면서 시장이 반응할 것이고요. 또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가 멈춰야 시장 안정의 신호로 여기고 외국인 매도세도 주춤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언제 변화가 일어날 지를 예측하는 것은 시장 전문가들 모두 피하고 있습니다. 유동성 축소 우려 때문에 신흥시장 전체에서 글로벌 투자자금 이탈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국내 증시에서의 반등 타이밍을 잡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겁니다.
 
SK증권 정수헌 연구원께서는 외국인들의 매수 전환 언제 가능할 것으로 보십니까.
 
연구원 : 시기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달러 강세가 완화되는 시점이 돼야할 것 같습니다. 2분기 미국과 한국 실적 시즌이 지나면서 경기의 확신이 생길 것으로 판단되는데요. 빠르면 4분기 늦으면 내년 1분기 이후 한국 경기 회복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외국인들이 매수로 전환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자 : 빠르면 4분기, 늦으면 내년 1분기 이후를 추세적인 매수 전환시점으로 잡으셨습니다.
외국인 매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건데요. 그렇다면 주식시장 투자전략은 어떻게 잡아야 할까요. 이어서 보시죠.
 
연구원 : 한국 증시는 최근 1800초반 까지 하락하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밸류에이션 수준에 도달했는데요.
 
하지만 2가지 포인트 때문에 단기 상승은 힘들 것으로 봅니다.
 
첫째, 외국인 매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수급의 어려움이 있고요. 둘째, 7월 부터 실적 시즌이 시작되는데 2분기 전반적인 실적도 1분기와 비슷하게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서 펀더멘털도 긍정적이지 못합니다.
 
이럴 때는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 필요할 텐데요. 업종 전략 보다는 종목 전략이 주효하고요. 종목은 2분기 실적에 포커스를 맞출 필요가 있겠습니다. SK하이닉스(000660), 삼성중공업(010140), 코웨이(021240), 넥센타이어(002350) 등이 2분기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자 : 우려는 여전하지만 우리 증시 밸류에이션 매력은 충분하기 때문에 시장이나 업종 전략 보다는 실적이 좋은 종목 중심의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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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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