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정부가
우리금융(053000)지주 민영화 방안을 공개했다. 지방은행, 증권, 우리은행계열 등 3개 그룹으로 나눠 매각을 추진할 것임을 발표했다.
금융권에서는 상대적으로 매각 가치가 높은 지방은행, 증권계열과는 달리 우리은행계열 매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급격히 얼어 붙고 있는 국·내외 금융환경도 우리금융 민영화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26일 매각이 용이한 지방은행과 증권계열을 우선 매각하고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을 합병해 내년 중 매각하는 방식의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시장의 높은 관심과 우리금융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교보생명의 등장으로 이번 민영화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경쟁력이 충분해 인수자가 쉽게 나설 것"이라며 "우리금융은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매각성공이 관건이지만 예금보험공사의 지분만 팔리는 것이라 소액주주들이 받을 혜택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심규선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투자증권은 가격의 문제였기 때문에 파는 쪽에서 가격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쉽게 매각이 진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교보생명이라는 유력한 경쟁후보 참여로 우리금융 민영화 흥행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우리은행을 인수할 경우 메가뱅크와 관련된 부정적 이슈가 많이 희석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방은행과 증권계열이 매각에 성공할 경우 남아 있는 우리은행계열의 가치가 더욱 추락해 정작 우리은행 매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연구원은 "우리투자증권과 우리파이낸셜, 경남은행 등은 꽤 괜찮은 매물로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지만 않으면 매각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이들이 모두 매각되면 우리은행계열의 자산가치는 더욱 부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우리은행계열 매각시 부담을 느낄 만큼 가격을 대폭 낮추지 않는 한 우리은행계열 매각은 불투명하다"며 "가격을 낮추거나 다른 금융기관에 떠넘기는 외압이 등장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거시적 관점에서 바라본 민영화 가능성도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손상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 3월까지만 해도 글로벌 금융환경이 지금처럼 악화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국내외 금융환경 악화가 지속된다면 우리금융 민영화 일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환경 악화로 그동안 잠복해 있던 기업 구조조정 문제, 가계부채 문제 등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다면 우리금융 민영화는 정부의 우선순위에서도 밀려나고 시장의 관심에서도 멀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들이 곳간에 돈이 흘러 넘쳐야 매물에 관심을 가질테지만 지금처럼 자기 하나도 건사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금융회사 인수는 쉬운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