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미국의 해킹 의혹이 사실이라면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유럽연합(EU)이 경고했다.
30일(현지시간) 비비안 레딩 EU 법무집행위원은 "협력국은 서로 염탐하지 않는다"라며 "만약 미국이 우리 협상단의 사무실을 도청했다는 의심의 여지라도 남아있다면 우리는 FTA 협상에 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미국 내 EU의 사무실과 EU 본부에 도청과 사이버 공격 등을 했다는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보도가 나온 이후 나온 발언이다.
슈피겔은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수집한 NSA의 정보수집 활동 내용을 입수, EU를 상대로 한 미국의 스파이 활동 의혹을 제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럽과 미국이 최소 2년은 소요될 FTA 협상을 이달부터 본격 개시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스파이 문제가 불거졌다고 진단했다.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부 장관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는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자비네 로이토이서 슈타렌베르거 독일 법무부 장관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냉전 시대를 떠올리게 할 만한 사안"이라며 "미국이 우리를 적으로 간주했다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