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석유화학 업계에 드리운 불황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2분기는 통상 석유화학 업계의 성수기 진입 시기로 통하는데, 업계 1위인
LG화학(051910)만 유일하게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내외 경기 침체와 주력 시장인 중국이 저성장 기조에 봉착함에 따라 성수기가 실종된 탓이다.
4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은 올 2분기 매출액은 5조8929억원, 영업이익은 4922억원을 거둘 것으로 컨센서스가 모아졌다.
지난해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71%, 1.36% 감소했지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 20.39% 증가했다. 증권업계는 지난 2분기에 수요와 제품가격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선방의 주된 요인은 기초원료인 나프타 가격의 하락에 있다. 제품가격보다 원료가격이 더 많이 하락하면서 스프레드 개선이 이뤄진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나프타의 4월과 5월 평균가격은 각각 톤당 855달러, 856달러다. 연초 900달러 중반에서 1000달러 내외였던 것과 비교하면 100달러 가까이 떨어졌다.
가령 LDPE(저밀도폴리에틸렌)의 경우, 1분기 제품 가격은 1420달러로 원료인 나프타 가격 959달러를 빼면 스프레드는 461달러인데 반해 5월 LDPE-나프타 스프레드는 534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료가격의 큰 낙폭이 제품가격의 감소분을 상쇄한 셈이다.
정보전자와 전진사업 부문의 회복도 선방의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정보전자 부문은 2분기 성수기로 진입함에 따라 1240억원~1300억원 대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전분기 120억원의 적자를 냈던 전지사업 부문도 5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에 대한 부담을 줄여줄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반면
롯데케미칼(011170)은 주력인 모노에틸렌그리콜(MEG)과 부타디엔의 가격 급락으로 올 2분기 성수기가 완전히 실종된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3.37% 감소한 4조308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21.22% 급감한 925억원일 것으로 추산됐다.
업계에 따르면 부타디엔과 모노에틸렌그리콜의 2분기 말 톤당 가격은 각각 1245달러, 947달러로, 특히 부타디엔의 경우 지난 1분기 평균가격인 3441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연산 60만톤 규모의 스티렌모노머(SM) 공장이 최대 성수기인 6월 한달동안 설비 문제로 가동을 중단함에 따라 영업손실도 상당할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화케미칼(009830)은 지난 1분기보다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케미칼의 올 2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6.19% 증가한 1조8898억원, 영업이익은 34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 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 1분기 톤당 300달러 이하로 떨어졌던 가성소다가 2분기에 340달러대로 올라서면서 숨통을 틔워준 것으로 전문가들은 파악했다. 또한 나프타 가격 하락에 따른 LDPE의 스프레드 개선도 일부 기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석유화학 업계는 올 2분기가 수요 증가도 제품가격 반등도 거의 없었다는 점에 주목하며 하반기 역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 특성상 하반기로 갈수록 수요가 증가하는데, 올해는 성수기 진입 시기인 2분기가 저조해 회복에 대한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특히 석유화학의 주력 시장인 중국이 최근 경제 성장률이 하향 조정돼 올 하반기도 석화업계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 대산공장(사진=LG화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