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 기자] 앵커: 삼성전자가 올 2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오늘 발표한 2분기 잠정 실적 공시에서 매출 57조원, 영업이익 9조5000억원의 성적표를 내놨는데요. 하지만 당초 10조원 돌파를 전망했던 시장 컨센서스보다는 크게 저조한 실적입니다. 업계에서는 다양한 호재에도 불구하고 10조원 돌파가 무산된 배경에 대해 관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보도국 황민규 기자가 나와 있는데요, 함께 이번 실적 발표의 의미와 전망을 짚어보겠습니다. 자 황 기자? 일단 자세한 내용 전해주시죠.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오늘 삼성전자는 올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57조원, 영업이익 9조5000억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습니다. 작년 4분기에 이어 다시 한 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오히려 실망스러운 실적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인데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4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고, 반도체 업황도 전에 없이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컸었습니다.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가 영업이익 10조원 돌파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오늘 삼성전자 실적 발표가 예상보다 크게 저조하자 휴대폰 사업의 성장 동력이 서서히 둔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부터 해외 증권사, 투자은행 등을 통해 제기된 '스마트폰 쇼크'가 현실화되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앵커: 휴대폰 사업을 맡고 있는 삼성전자 IM부문이 그동안 최대 실적을 견인하지 않았습니까? 갤럭시S4 효과가 반영이 됐고, 반도체 업황도 상당히 좋아진 상황인데요. 원인이 뭘까요?
기자: 일단 오늘 발표는 실적 가이던스기 때문에 정확한 내역을 파악할 수는 없지만 증권업계 분석에 따르면 매분기마다 7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삼성전자의 최대 실적 퍼레이드를 이끌었던 IM사업 부문의 부진이 이번 분기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분기에 애플과의 특허소송 충당금이 이미 반영됐고, 반도체 부문에서 1분기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이 확실시 되고 있기 때문에 휴대폰 사업이 예상보다 부진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또 애플, 소니를 비롯해 중국 업체들의 도전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도 크게 상승한 것으로 보입니다.
예상 밖의 실적이긴 하지만 이미 시장에서 예고된 바 있습니다. 지난달 7일 미국계 증권사인 JP모건은 삼성전자에 대해 갤럭시S4의 모멘텀 약화를 이유로 매표가를 210만원에서 19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는데요.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삼성전자의 주가는 150만원대에서 130만원때로 떨어지며 6% 넘게 하락했고, 하루동안 시가총액은 무려 15조원가량이 사라지는 등 큰 충격에 빠진 바 있습니다.
앵커: 주력 사업 부문 중의 하나인 반도체는 어땠을까요? 최근 반도체 업황이 좋아지면서 실적 기대감이 크지 않았습니까?
기자: 반도체 부문의 경우 업황 개선에 따른 시장 기대감에 부합하는 성적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최소 1조7000억원에서 최대 2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다만 시스템LSI 사업 부문이 아직 '애플 쇼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은 여전히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지난 1분기 애플의 주문 감소로 인한 여파가 갤럭시S4를 통해 상쇄되지 않았다는 지적인데요. 이에 대해 '옥타코어‘로 관심을 모았던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엑시노스5의 수율이 생각보다 저조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앵커: 예상보다 다소 부진했던 실적전망에 대해 오늘 시장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기자: 장 초반부터 이에 실망감이 확산돼 매물이 쏟아지며 2% 가까이 주가가 빠지며 130만원선을 하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에는 전날보다 3.80% 내린 126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요, 기관과 외국인이 매도세를 키우는 모습입니다. 시가총액도 186조원으로 지난달 26일이후 일주일여만에 또 다시 190조원대를 밑돌았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번엔 3분기 실적 전망 짚어보죠.
기자: 우선 3분기 출시될 삼성전자의 또 다른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3가 등장하면 갤럭시S4와 함께 판매량 진작을 이끌 수 있습니다. 아직은 이르지만 증권가에서는 조심스럽게 3분기 영업이익 10조원 돌파를 점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변수는 애플을 중심으로 경쟁사들이 일제히 3분기 올해 가장 큰 무기를 들고 나온다는 점입니다. 애플은 9월께 아이폰5S를 선보일 가능성이 높겠습니다. 또 최근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 기존 삼성전자 휴대폰 사용자들이 소니, HTC 등으로 이탈하는 조짐이 보인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