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당시 朴 NLL 발언 모아보니..본인이 '혼란·반목 장본인'

정문헌 폭로 4일 뒤부터 대선 2일 전까지 직접 'NLL 대공세'

입력 : 2013-07-09 오후 3:17:02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대선이 끝난지 6개월이 지났는데도 대선과정에 문제가 됐던 국정원 댓글과 NLL 관련 의혹으로 여전히 혼란과 반목을 거듭하고 있어서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국민을 대신하고 있는 정치권에서 NLL 수호 의지를 분명하게 해서 더 이상의 논쟁과 분열을 막아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혼란과 반목을 일으킨 장본인이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라며 "NLL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이 바로 박 대통령이었다"고 반박했다.
 
실제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당시 후보의 발언들을 살펴보면 본인도 NLL 공세에 지속적으로 동참하며 NLL 이슈를 대선의 한복판으로 끌어오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박 대통령이 처음 'NLL 공세'에 나선 것은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 통일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NLL 포기 발언이 있었다"고 폭로 후 4일이 지난 지난해 10월12일이다.
 
당시 박 대통령은 "이 문제를 제일 잘 아는 사람들이 당시에 관계된 사람들 아니겠냐"며 "관련된 사람들이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사진=청와대)
 
그 후 1주일 뒤인 19일 박 대통령은 서울시당 선대위 출범식에서 거침없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박 대통령은 "제가 서해공동어로문제에 대해 북방한계선을 지킨다면 논의할 수 있다고 하니, 북한에서 '남북정상회담의 내용과 경위도 모른다'고 했다"며 "도대체 2007년 정상회담에서 무슨 얘기가 오고 간 것이냐"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가 '(10.4 선언 후 남북국방장관 회담 당시) 김장수 국방장관의 태도가 경직됐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 "당시 국방장관이 NLL을 지키려고 한 것을 두고 그렇게 비판했는데 그럼 NLL을 포기했어야 된다는 말이냐"며 "이렇게 나라를 지키는데 원칙 없는 세력은 절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지 못한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오직 진실만을 원한다.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주면 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또 같은 달 24일에는 "'NLL을 포기하려고 하는 것이냐'는 정당한 질문에 무조건 비난만 하고 명쾌한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문재인 후보를 비판했다. 이어 "이 문제는 당시 책임을 졌던 사람들이 명확히 밝히면 되는데, 국민에게 의구심만 증폭시키고 있다"며 "진실은 항상 존재한다"고 밝혔다.
 
같은 달 29일에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NLL은 정치가 아닌 국가 안위에 관한 문제인데 그것에 대해 확실한 답도 못 하는 야당"이라며 "이런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 있겠느냐"고 민주당에 대한 종북 공세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이럴 때 목소리를 막 내달라"며 "이번 대선은 나라의 운명이 걸린 선거다. 모든 것을 다 바쳐도 아깝지 않다. 혼신의 힘을 바치는 것은 이럴 때를 말하는 것"이라고 독려했다.
 
박 대통령은 11월22일에는 "노 전 대통령이 발언한 적이 없다면 명예를 위해 당당하게 공개하면 문제가 없어질 것"이라며 "대화록이 국정원에 있다면 왈가왈부하지 말고 합법적 절차를 거쳐 공개하면 더 이상 시끄러울 일이 없다"고 대화록 공개를 직접적으로 주장했다.
 
아울러 "NLL을 북한은 지금도 영토선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만일 참여정부에서 북한의 이런 주장을 받아들였다면 얼마나 중대한 국가적 문제가 됐겠냐"며 공세를 이어갔다.
 
또 같은 달 27일에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을 언급하며 "포격 희상자에 대한 위로는 커녕 NLL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사람이 과연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잘 대처할 수 있겠느냐"며 문재인 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12월4일 대선후보 첫 토론회에서도 'NLL 공세'를 계속했다. 박 대통령은 문 후보가 김장수 전 국방장관의 남북국방장관 회담 당시의 태도를 '경직됐다'고 지적한 것을 재차 언급하며 "당시 국방장관은 NLL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문 후보의 입장은) NLL을 변경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또 "문 후보가 얼마 전 말을 바꿔 NLL을 영해선이라고 말했지만 진정성을 믿기 어렵다"고도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계속해서 대선 이틀 전까지 직접 NLL 공세를 이어갔다. 박 대통령은 12월17일 유세에서 "우리 안보가 북한으로부터 위협 받는 상황에서 국가지도자의 국가관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국가안보와 국민의 삶을 지키려는 확고한 철학과 의지가 있는지 국민은 알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관과 나라를 지키려는 의지를 확인해보려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남북정상회담 당시 NLL 발언을 확인하면 된다"며 "문 후보는 회의록 공개를 극구 반대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냐"고 막판 여론몰이에 적극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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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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