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中 소비자물가, 4개월래 최고..통화정책 향방은?

정부 목표치 3.5%는 밑돌아
통화 완화 vs. 긴축 가능성

입력 : 2013-07-09 오후 4:20:27
[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중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높아졌다. 지난달 중국 소비자 물가 상승세가 4개월래 최고 수준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물가 부담이 가중돼 중국 당국이 통화 완화에 나설 여지가 상실됐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물가가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평가하며 중국 당국이 온건한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中 6월 CPI 2.7% 상승..4개월來 최고 수준
 
9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사전 전망치 2.5%와 직전월의 2.1% 상승을 모두 웃도는 것으로, 지난 2월 이후 4개월래 최고 수준이기도 하다.
 
다만 6월 CPI는 중국 당국이 올 초에 제시한 3.5% 목표치에는 크게 못 미쳤다.
 
세부적으로는 식품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4.9%나 올라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견인한 반면 비식품 가격은 1.6% 오름세에 그쳤다.
 
같은날 공개된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6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6월 PPI는 국내 총수요 부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하락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지만, 2.9% 하락했던 직전월에 비해서는 하락세가 다소 둔화된 것이다.
 
◇식품 가격 상승 두드러져..육류 수요 회복
 
중국 물가가 예상치를 상회한 데에는 식품 가격 상승이 크게 일조했다. 신종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육류 수요가 크게 회복된 덕분이다.
 
실제로 지난달 육류 및 육가공품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8% 상승했고, 채소 가격과 과일가격은 무려 9.7%와 11.4%나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4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6월말 기준으로 중국 50개 도시 내의 주요식품 평균가격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육류 가격 상승세는 두드러졌다.
 
돼지고기 가격은 직전월 말에 비해 3.3% 상승한 kg 당 평균 23.94위안을 기록했고, 닭고기는 kg 당 18.21위안으로 3.17% 올랐다.
 
리엔핑 지아오통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6월 이후 육류 가격은 전체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돼지고기 가격은 연내 최저 수준이었던 지난 5월 중순에 비해서도 이미 4% 넘게 폭등했다"고 말했다.
 
중국 CPI 최근 추이 (자료제공:중국 국가통계국)
 
◇中 통화정책, 온건에서 긴축으로?
 
중국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가팔라지면서 중국의 향후 통화정책 향방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새로운 부양책에 나설 가능성이 희박해졌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달 중국 내 자금경색 사태가 고조된 상황에서도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적극적으로 돈을 풀기 꺼려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딩슈앙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물가지표가 예상을 상회해 중국 정부가 완화책에 나서기 더 힘들어질 것"이라며 "오히려 하반기 긴축 가능성이 더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케빈 레이 다이와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식품 부문 물가 압력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며 "중국 당국이 완화정책에 나서기 힘들어졌기 때문에 올해 중국의 금리인하 가능성도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CPI가 석 달째 2%대에 머물러있고 PPI가 여전히 마이너스권을 지속한 점을 지적하며 물가가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위치우메이 국가통계국 소속 애널리스트는 "물가 수준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지난해 6월 물가 수준이 크게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할 경우, 지난달 CPI는 5월 수준을 유지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통화정책 조정 가능성을 일축하기도 했다. 물가 안정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당분간 계속해서 온건 위주의 통화정책 기조를 고수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팅루 뱅크오브아메리카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과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서 통화정책을 완화 기조까지 이어가지 못할 것"이라며 "하지만 지난달 은행 간 시장에 고조된 자금 경색 문제와 성장 둔화 우려 때문에 긴축 정책으로 완전히 돌아서기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오는 15일 중국 2분기 성장률 발표를 앞두고 최근 투자은행을 포함한 전문가들은 잇따라 중국의 성장 전망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전일 씨티그룹은 중국의 정책 실수를 언급하면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종전의 7.6%에서 7.4%로 낮췄다.
 
또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역시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 경제성장률을 하향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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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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