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국제유가가 최근 14개월만에 최고수준까지 올라선 가운데 원유펀드의 수익률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저금리 기조로 배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유전 광구에 투자해 원유를 생산·판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금을 배당하는 유전펀드도 주목받고 있다. 유전펀드도 유가가 오를수록 수익률이 좋아지는 펀드다.
이집트 정정 불안에 대한 우려와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03달러선까지 오르며 한주만에 7%넘게 뛰었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도 107달러선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원유펀드와 유전펀드는 성격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각 펀드의 특성을 잘 알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원유펀드 수익률, 이달들어 6% '↑'
국제유가가 상승곡선을 타면서 원유펀드의 수익률도 이달들어 6% 넘게 올랐다. 최근 일주일간 수익률은 4%대를 기록했다.
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 상장지수펀드(ETF)와 삼성WTI원유특별자산 ETF의 수익률은 한달동안 각각 6.21%와 6.01% 올랐다.
엑손모빌과 셰브론 등 원유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IBK글로벌에너지원자재 펀드와 블랙록월드랙록월드에너지 펀드도 각각 1%대 수익을 냈다.
최근 한달동안 국내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4.46%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전한 수치다. 국내외 채권형과 혼합형 펀드의 수익률도 -2~-1% 내외로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유펀드는 WTI 선물에 투자하는 파생형과 관련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으로 나뉜다"며 "파생형은 선물투자이기 때문에 롤오버 비용이 발생할 수 있고, 주식형은 유가상승으로 인한 기업들의 실적개선 기대감은 있지만 주식시장이 좋지않은 상황에서는 파생형의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가의 급등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원유펀드 투자를 강하게 추천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박중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의 원유 운송 파이프라인이 재편됨에 따라 원유 공급이 늘어난 효과는 앞으로 가시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WTI가격이 홀로 강세를 보인것은 다분히 기술적이며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 수십년간 이집트는 이스라엘의 안보를 지키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고, 이집트의 정세 불안이 장기화되는 것을 미국이 방치하기 어렵다"며 "하반기 원유 가격의 하락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유전펀드, 연 5.2% 수익.."안정적 배당소득 투자에 적합"
최근 실물펀드 투자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유전광구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앵커(ANKOR)유전 펀드와 한국투자 페러렐(Parallel)유전 펀드는 양호한 수익을 내고 있다.
올해 1월 출시된 페러렐유전펀드의 목표수익율은 연 환산 11% 수준으로, 지난 1기에 주당 125원, 2기에 109원의 예상수준의 분배금을 지급했다.
지난해 2월 설정된 앵커유전펀드는 지난 1기 주당 75.69원, 2기에 80원, 3기에 60원, 4기에 27원의 분배금을 지급한데 이어, 지난달 5일에 지급한 5기 분배금은 주당 55원으로 전분기보다 2배이상 늘었다.
5기까지 누적 수익율은 연 환산 5.2% 수준으로 생산실적과 예상 생산량 감소를 감안한 목표수익율 연 6.8% 달성은 앞두고 있지만, 설정당시 목표인 10%에는 못미치는 수준이다.
김지훈 한국투자신탁운용 실물자산운용본부 팀장은 "앵커유전 중 전체 매장량의 40%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 MC21필드가 엄격해진 감독규정와 시추기 임대 지연등으로 개발이 밀렸지만 내년 하반기 완료될 것"이라며 "2015년부터는 최초 설정시 예상된 수준 이상의 생산량을 회복할 수 있을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팀장은 "일반 원유펀드의 경우 대부분 유가 선물 등 유가 관련 파생상품과 연계해 구조화된 파생형 펀드이기 때문에 수익률이 단기적인 유가 움직임의 영향을 받는다"며 "유전 펀드의 경우 직접 장기적으로(앵커 15년·패러렐 10년) 미국 유전의 지분에 투자하는 펀드로, 실제 유전 운영실적에 따라 분배를 받는 펀드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배당소득 추구한다"고 전했다.
이어 "유전펀드는 안정적인 배당소득을 위해 단기적인 유가 급변에 대비해 일정수준 유가 변동과 환율 변동에 대한 헤지를 수행하고 있다"며 "자연재해에 따른 위험이 투자에 따를 수 있지만 한국무역보험공사의 해외자원개발펀드 보험 등을 통해 일정부분 보호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 연구원은 "유전펀드는 자산시장 변동성이 확산된 상황에서 고정수익을 기대하고 들어오는 수요가 많다"며 "분리과세를 통한 절세효과를 노려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유전펀드는 내년까지 액면 3억원 이하는 배당소득세 5.5%, 3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15.4%의 분리과세를 적용받는다.
- 원유펀드·유전펀드 수익률(7월8일 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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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