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아시아나 활주로 충돌 사고 합동 조사 2일차를 맞았지만 뚜렷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양국의 대조되는 대응 방식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조종사 과실로 추정할 만한 정보를 시시각각 공개하는 것과는 달리 우리 정부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찾기 위한 자료를 수집 중이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9일 세종시 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합동조사 2일차 조종사 2명에 대한 면담을 마쳤으며 사고 현장의 상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정밀한 블랙박스 박스 분석을 위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아시아나 소속 기장 등으로 구성된 우리측 전문 조사관 2명이 오늘 오전 출국했다. 조사관은 현지 도착 즉시 미국 국가안전교통위원회(NTSB) 조사단에 합류해 비행자료기록장치(FDR), 조종실음성녹음장치(CVR)의 내용에 대해 해독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블랙박스 정밀 분석에만 1년에서 3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FDR(비행자료기록장치左) CVR(조종실음성녹음장치 右)
하지만 아직 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NTSB 측은 조종사 과실로 추정되는 자료를 연일 공개하며 책임소재를 조종사로 몰고 있는 분위기다.
NTSB는 최근 브리핑을 통해 충돌 3초 전 항공기 속도는 103노트, 엔진 출력은 50%로 엔진 파워가 증가하고 있었으며 충돌 당시 속도는 106노트였다고 밝혔다. 통상 착륙 전 130~140노트가 나오는 것과 비교하며 낮은 속도다. 활주로 접근 각도도 정상 상태였다고도 설명했다.
미국의 적극적인 자세와는 달리 우리 정부는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을 찾기 위해 계속해서 조사 중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아직까지 조종사 과실을 부인할 수 있는 증거는 공개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정호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NTSB 의장이 발표한 내용으로 조종사 과실이라고 예단할 수 없다"며 "보다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조사에 의해 과실 여부, 사고 원인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충돌 사고 직전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관제사가 교체된 것으로 알려지며 새로운 사고 원인으로 제기돼 주목되고 있다.
충돌 직전 관제사 교체 상황이 착륙에 대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데 방해가 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관제사 조사는 내일 진행될 예정이다.
최 실장은 "미국 당국의 관제 운영에 대해 문제가 있는지는 나타난 부분이 없다"면서도 "관제사가 변경됐다는 소식을 들었고 내일 관제사 조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그 때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