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국내 철강사들의 실적 감소세가 유력하게 전망됐다. 수요는 감소하는데 공급은 늘어나고, 원재료와 환율은 오르는 등 수급 측면에서 총체적인 난국에 빠진 모습이다.
전방산업인 조선업이 조금씩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는 있지만 수주물량에 필요한 철강재를 주문하기까지 1년 이상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업황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신중론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중국이 여전히 높은 공장 가동률을 유지하고, 생산설비를 추가로 건설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어 공급과잉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으로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국내 철강사들의 실적 감소세가 예상된다.(사진=뉴스토마토 자료)
10일 증권정보 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005490)의 올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15조2550억, 874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5%, 영업이익은 31.6% 급감한 수치다.
현대제철(004020)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5413억원, 21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8.3%, 영업이익은 35.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동국제강(001230)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1조7769억원, 7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8.8%, 영업이익은 무려 81.8% 급감한 수치다.
국내 철강 3사의 실적 감소세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상승이 지목된다.
세계 철강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이 공장 가동률 90% 이상을 유지하며 시장에 물량을 쏟아내고 있지만 유럽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그만큼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아 가격 반등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5억4000만톤의 공급 과잉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1억5000만톤 규모의 생산 설비 증산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공급과잉 문제 해결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중국의 생산 증가에 따라 세계 철광석 가격이 상승하고, 환율이 오르면서 원가 비중이 높아진 점도 국내 철강3사의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포스코의 경우 광양1고로 개보수 등으로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출하량이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 생산량도 감소하면서 지난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 돌파에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5월 당진제철소의 C열연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서 열연코일 등 생산량이 늘었지만, 건설 경기 부진과 저가 수입재가 대량으로 들어오면서 철근 등 봉형강 제품의 판매가격이 하락, 손실이 커졌다.
동국제강은 주력 제품인 후판 판매 가격 하락이 실적 감소의 주원인으로 작용했다.
후판은 주로 선박 제작에 사용되는데 조선업 침체로 발주 물량이 감소해 수요가 떨어진 데다 값싼 중국산 수입재가 들어오면서 국내 제품의 가격도 함께 동반 하락했다.
이 때문에 일부 제품의 경우 지난해보다 10만원 이상 가격이 하락해 1톤당 70만원을 밑도는 등 철근과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한편 공급과잉과 원재료 상승 외에도 최근 철강업 하반기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는 악재가 하나 더 추가됐다.
유정용강관은 석유 시추에 사용되는 파이프로 국내 생산 물량의 98% 이상이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실제 반덤핑 판정률이 낮아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마진이 큰 유정용강관 가격이 오를 경우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어 관심을 갖고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