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대화공세에 원칙 고수..실패시 관계 더욱 냉각될 수도

협상타결 지연될수록 남북관계 원점회귀 가능성 높아져

입력 : 2013-07-11 오후 3:59:56
[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북한이 전방위 대화공세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원칙을 고수하면서 맞대응하고 있다.
 
남북 대결구도를 해소하기 위해 상호 양보가 필요하다는 일각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북측의 태도변화 없이는 남북관계 개선도 없다'는 대북정책을 관철시키고 있는 것이다.
 
3차 핵실험 강행 이후 강경 일변도였던 북측의 태도가 최근 누그러지면서 대확국면 속에서 정부가 주도권을 쥐는 분위기도 읽힌다.
 
하지만 남북관계 개선의 관건인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를 놓고 여전히 양측의 입장차가 커 후속 실무회담의 성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원하는 대로 새로운 남북관계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남북은 지난 10일 개성공단에서 가진 당국간 실무회담에서 공단 정상화를 위한 전제조건에 합의하지 못한 채 오는 15일 3차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안전보장과 재발방지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요구에 대해 북측은 공단의 정상가동을 우선적으로 내세우면서 대립각을 세워 합의점 도출에 실패했다.
 
남북은 2차 실무회담에서 개성공단 재가동과 발전의 필요성에는 원칙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선결조건을 놓고는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북한은 무위로 끝난 실무회담의 책임을 우리측에 돌렸다.
 
조선중앙통신은 실무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북한은 실무회담에서 합의서 초안까지 제시하는 적극적 입장을 였지만, 남측이 무성의한 태도를 보여 합의가 무산됐다고 비난했다.
 
정부는 지지부진한 회담 성과에도 불구하고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11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북한정책포럼 강연에서 "정부는 회담이든 대화든 신뢰를 쌓는 데 집중하겠다"며 "지금의 남북관계는 초보적인 차원의 신뢰도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실무협상 결렬에도 불구하고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을 제안하며 대화공세를 벌였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회담은 수용했지만, 금강산 관광 재개 회담은 거부했다.
 
인도적 차원의 이산상봉은 논의될 수 있지만 경협사업인 금강산관광은 개성공단 문제가 해결된 이후에 검토될 수 있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조금씩 대화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지만 원칙을 고수하며 협상타결을 유보하고 있는 정부에 대해 기대가 큰 만큼 우려도 만만치 않다.
 
북한이 최근 대화공세를 하는 배경에는 중국과 미국 등 주변국의 정치적 압박도 작용하고 있는 만큼 협상 타결이 지연될 경우 남북관계가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남북이 실무협상 과정에서 양측을 자극하는 정치공세를 지속할 경우 모처럼 조성된 대화국면이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통일부 개성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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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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