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새누리당이 ‘민생’ 대신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를 선택했다.
새누리당은 12일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지난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귀태(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사람)’이라고 비유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아베 일본 총리와 유사하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 회의에서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 국회 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적절한 조치는 홍 대변인의 의원직 사퇴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사과, 그리고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이 개입해 박 대통령이 이득을 봤다는 언급을 한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징계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의 요구다. 이 때문에 국회 파행은 장기화 될 것으로 우려된다.
새누리당은 평소 민주당의 국정조사 요구 등을 ‘정쟁’으로 몰기 위해 민생을 강조했었다.
황우여 대표는 지난달 23일 “이런 문제(국정원 국정조사 등) 때문에 국정 현안과 민생이 뒤로 미뤄지면, 그리고 사회혼란을 야기하고 국민을 혼란스럽게 할 정쟁으로 흐르면 국민의 실망이 클 것"이라고 말했었다.
최경환 원내대표(사진)는 지난 9일 “대학생 창업지원, 지나친 세무조사와 과잉규제, 상생을 가로막는 불공정행위, 서민금융 등 꼼꼼히 살펴볼 사안이 많으므로 7~8월 정책위의 민생탐방에 적극 참여해 민생경제를 살리겠다”고 밝혔다.
(사진=김현우 기자)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놓고 대립을 하면서도 경제민주화법 등을 통과시켜왔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국회 파행 선언으로 민생 국회는 이제 불가능해졌다.
오전에 열릴 예정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 기록물 열람위원 회의, 공공의료 국정조사 특위 전체회의 등은 취소됐다.
감사원의 4대강 사업 실태 감사를 보고받고 남양유업 방지법을 마련하기 위해 열겠다던 상임위들도 열리기 어려워졌다.
무엇보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국정조사는 정상적인 진행이 더욱 어려워졌다.
새누리당이 김현•진선미 민주당 의원의 특위 제척을 요구해 국정조사는 시작도 못한 상태에서 새누리당이 협의 자체를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의 발언을 꼬투리 잡아 국정원 대선개입 국정조사를 피하려는 새누리당의 ‘시간끌기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