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한류)②'탈중동'..아시아를 새 텃밭으로

아시아, 전체 수주액 41% 차지..중남미·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기대

입력 : 2013-07-17 오후 1:44:55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올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중동 지역 플랜트 부문에 편중된 수주 구조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간 중동 지역의 플랜트 부분 공사 발주가 급증하면서 우리 업체들의 수주 비중은 크게 증가했지만 공종이 자연스레 획일화 될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런 가운데 올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는 아시아와 북미·태평양 지역 비중이 증가하는 등 '탈중동'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그간 제3의 지역과 공종 다변화를 위해 쏟아부었던 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력 신흥시장으로 꼽히고 있는 중남미와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공략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아시아지역 '급부상', 중동시장 '역전'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타깃이 '수주 텃밭'인 중동 지역에서 벗어나 아시아로 향하고 있다. 올 상반기 수주실적만 보면 이미 중동을 앞질렀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달 16일 기준 해외건설수주는 310억800만달러로, 이 가운데 아시아 수주액은 127억86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수주액 중 41%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중동 109억3100만달러(35%), 북미·태평양 61억5800만달러(19%) 순으로 조사됐다.
 
◇해외건설 지역별 비중.(자료제공=해외건설협회)
 
특히 중동 지역 건설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201억4200만달러의 약 54% 수준인데 반해, 아시아 지역은 66억9600만달러에서 무려 2배 가량 상승했다.
 
아시아 지역 수주 증가는 싱가포르와 베트남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에서의 수주액은 28억100만달러, 베트남 27억7500만달러로 각각 아시아 지역 수주의 21%를 차지했으며, 인도 12억7300만달러(9%), 말레이시아 11억1400만달러(8%) 등이 뒤를 이었다.
 
싱가포르에서는 지난달 현대건설(000720)GS건설(006360)이 약 16억달러 규모의 '마리나 사우스 복합단지' 개발 공사를 수주했으며, 대우건설(047040)이 2억2500만달러의 콘도미니엄 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다.
 
베트남에서는 SK건설과 GS건설이 올 초 NSRP 정유프로젝트를 21억달러에 수주했으며, 포스코건설이 3억달러 규모의 포모사 열연공장을 따냈다. 또 인도에서는 화력발전소를, 말레이시아와 태국에서는 가스화력발전소와 LPG인수기지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건설사들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잇따랐다.
 
이어 지난달 우리 업체들이 태국에서 한화 6조1000억원 규모의 물관리사업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면서 올 하반기에도 아시아 지역에서의 추가 수주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우건설이 싱가포르에서 수주한 콘도미니엄 조감도.(사진제공=대우건설)
 
◇'매력적인 시장' 아시아, 시장잠재력은 '무궁무진'
 
이처럼 국내 건설사들의 아시아 시장 개척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올 상반기 수주지역 비중 변화 역시 그간 업계의 지역·공종 다변화 노력이 효과를 나타냈다는 긍정적인 평가다.
 
아시아 지역의 수주 비중이 늘어난 것은 올 상반기 플랜트 발주가 확대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가 많았고, 우리 업체들의 신시장 개척 노력과 수주역량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내 건설사들의 새로운 활로 역시 주목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지역은 플랜트 위주의 중동 시장과 달리 토목과 건축, 플랜트 등이 골고루 발주되고 있어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운중 해외건설협회 지역1(아시아)실장은 "최근 중동 시장 수주가 주춤하는 대신 아시아 건설시장 수주가 꾸준하게 늘어나면서 올 상반기 아시아 수주액이 지난해보다 90% 가량 늘어났다"며 "아시아 지역은 플랜트 위주의 중동 시장과 달리 공종이 다양하게 발주돼 우리 건설사들의 수주 확대가 기대되는 곳"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인도, 베트남, 중국 등 성장 잠재력이 있는 국가들이 대거 포진돼 있어 우리 업체들의 미개척지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며 "이들 국가에서 투자개발사업이 결합된 민자사업(PPP) 방식의 공사 발주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금융조달 능력이 지속적으로 강화된다면 앞으로의 시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남미·아프리카'도 뜬다..주력 신흥시장 '주목'
 
아시아 지역과 함께 중남미와 아프리카 시장 역시 적극적으로 개척할 필요가 있다. 중남미와 아프리카는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대형 플랜트 공사가 이어지고 있어 새로운 수주 주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건설사의 중남미와 아프리카 지역 수주액은 각각 222억3200만달러, 179억7100만달러로 집계돼 적지 않은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 수주액 가운데 중남미와 아프리카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6%에서 2011년 14.8%, 2012년 14.5%로 급증했다.
 
◇포스코건설이 수주한 브라질 CSP 일관제철소 착공식 당시 모습. (사진제공=포스코건설)
 
특히 포스코건설은 지난 2011년 단일 제철플랜트로는 최대 규모인 43억4000만달러 규모의 브라질 CSP 일관제철소를 수주한데 이어 지난해 칠레에서 17억달러 규모의 석탄 화력발전소 공사 2개를 잇달아 수주해 신흥시장에서의 성과를 톡톡히 올렸다. 대우건설 역시 해외 주력시장인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활발한 수주활동을 벌이며 매년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해건협 관계자는 "정부와 건설사의 꾸준한 노력으로 해외수주 다변화의 결실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아시아를 비롯해 중남미·아프리카 지역에서도 자원연계 인프라 사업와 민자발전사업 발주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우리 업체들의 참여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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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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