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경제팀, 이대론 안된다"..점점 높아지는 비판 수위

야당 '현오석 경제팀' 책임론..여당서도 성토 봇물
현 부총리 "잘가고 있다, 골 못 넣으면 축구 잘한 것 아니다"

입력 : 2013-07-17 오후 3:52:08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의 능력에 대한 비판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침체된 경제를 회복시킬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부터 부처간 이견을 조율하지 못하고 있다는 능력 부재론도 거세다.
 
(사진=기획재정부)
야당에서는 벌써부터 경제 위기에 대한 현오석 경제팀의 책임론을 부각시키고 있고, 여당에서도 현 부총리의 능력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여당의 압박은 부총리를 포함한 경제팀의 인사권을 쥔 청와대를 압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여러모로 현 부총리의 자리보전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경제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정책수행의 원동력이 되는 세입여건까지 나빠져 있다는 점은 가장 큰 위협이다.
 
◇ "하반기에도 경제 호전 안되면 책임져야"
 
야당은 일단 하반기 경제를 지켜 본 후 곧바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공직자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것은 곧 인사조치를 요구하겠다는 의미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대다수 전문가들이 경제상황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는데, 현(오석) 경제팀은 하반기 경제상황이 호전될 거라고 낙관하고 있다"면서 "만약 하반기에도 경제상황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안일한 인식으로 국민 고통을 가중시킨 책임을 현 경제팀이 분명히 져야 함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장병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현 부총리는 (가계부채 문제가) 위기 상황이 아니라고 했지만,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6년 7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박근혜 정부 경제팀의 안이한 인식과 지도력 부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고 날을 세웠다.
 
경제팀에 대한 질타는 새누리당에서 더 매섭다.
 
김무성 의원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연석회의에서 "일부 외국 금융기관과 제너럴모터스와 같은 기업이 한국을 탈출하려해 경제 전망이 매우 비관적"이라며 "현 정부 경제팀으로는 난제 해결 능력의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몽준 의원도 "경제의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지 않은 채 단순히 금리를 낮추고 재정지출을 늘리는 총수요 팽창정책만 사용해서는 효과가 없다. 오히려 소득증가, 일자리 창출보다는 물가상승, 자산거품만 나타날 것"이라고 정부 정책방향을 비판했다.
 
경제부처 공직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냈던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미 6월부터 비판을 제기해왔다.
 
최 원내대표는 지난 6월 4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종합적인 경제운용방향과 전략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창조경제의 방향을 제대로 잡고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한데 이어 지난 9일에는 "정부가 심각한 상황을 인식하고 발빠른 대응을 해야할 것인데 정부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 경제팀이 경제현실을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지 않나하는 우려도 있다"고 강조했다.
 
◇개인기보다 '골' 중요하다는 부총리..골은 터질까
 
여야 정치권에서 날 선 비판이 쏟아지자 당사자인 현오석 부총리는 "부총리가 보이지 않는다고들 하는데, 그분들 안경을 닦아드려야 하는 것인지…"하며 볼멘 소리를 뱉었다.
 
현 부총리는 16일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지금 현재로서는 큰 정책적 방향을 잡고 3월에 정한 일정대로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큰 정책방향은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좋은 작품을 만드는 일"이라고 경제에 문제가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또 17일에는 내부 인트라넷으로 기획재정부 전 직원들에게 "개인기가 화려하고 전략이 뛰어나도 골 못 넣으면 축구 잘한 것이 아니다"라며 성과 중심의 업무태도를 당부하기도 했다.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는 정치권을 향해 결과물이 좋으면 된다는 반발성 해명을 한 것이다.
 
그러나 결과물이 좋을지는 의문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정부예측에 발을 맞추는 방향으로 2.8%의 성장전망을 내놨지만 대부분의 국내외 기관들이 2%대 초반의 성장률을 전망치로 내 놓으며 정부의 올해 성장률목표(2.7%)를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로 꼽고 있다.
 
특히 세수입여건의 악화는 현 부총리의 입지를 더욱 비좁게 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상반기까지 세수입 부족분이 전년동기대비로만 10조원에 달한다. 종합소득세가 집계되는 8월까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등 굵직한 세목에서의 세수구멍이 너무 크기 때문에 하반기에 세수입 여건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실무자들의 전망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세수입 상황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연말까지 가보면 구멍이 생각보다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현미 민주당 의원은 "지난번 추경을 할 때 현 부총리가 이 정도면 경제가 회복된다고 큰소리를 쳤다. 그럼에도 지금 세입에 더 부족해진 상황"이라면서 "결과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강력한 책임 추궁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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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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