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북악산 정점(정상)이 대성산 정점만큼 맑고 청아한지 알고 싶다."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
개성공단 실무회담 북측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은 남북 간 5차 실무회담이 열린 22일 지난 4차 회담에서 '안개가 걷히면 정상이 보인다'고 언급한 자신의 발언과 관련 "남측 언론에서 높은 산 정점을 개성공단 정상화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부총국장의 발언은 이날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이 회담 시작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안개가 걷히면 정상이 보인다'는 그의 말을 언급한 데 이어 나왔다.
북악산이 서울을 상징하고 대성산이 평양을 상징하는 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박 부총국장의 말은 우리 정부가 북측 만큼 진정성을 갖고 회담에 임하고 있지 않다는 우회적인 비판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
김 단장은 또 "비가 계속오고 지루하게 장마가 (계속되는데) 때가 되면 맑은 하늘 아래 곡식이 익는 철이 올 때가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때가 되면 곡식이 익는다'는 그의 말은 회담 성과에 급급해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박 부총국장은 "날씨가 점점 어두워지는데 회담을 잘 해서 어둠을 걷어내 보자"면서 회담의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하자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 단장은 "오늘 회담에서 쌍방간 허심탄회하게 문제를 협의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원칙적인 답변을 했다.
남북이 이날 회담 시작에 앞서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 4차까지의 실무회담에서 대립구도를 형성했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번 (개성공단)실무회담은 개성공단 정상화에 역점을 두고 있지만 새로운 남북관계 정립을 위한 원칙과 틀을 짜는 중요한 기초가 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무엇보다 재발방지 보장과 국제적 규범에 맞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남북한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남북관계 정립을 위해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은 이날 실무회담에서도 남북간 합의점 도출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