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이건호 신임 KB국민은행장 취임식이 국민은행 노조의 저지로 22일 결국 취소됐다. 앞서 이 행장은 이날 오전 노조원들이 가로막아 행장으로서의 첫 출근도 무산됐다.
◇22일 취임식을 위해 국민은행 본점 진입을 시도하는 이건호 신임 국민은행장이 노조의 저지로 발길이 묶여 있다. (사진 = 송주연 기자)
당초 이 행장 선임에 대한 노조의 반발이 거세 이날 예정됐던 취임식이 연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이 행장은 취임식 강행을 결정했다.
행장 공석으로 인한 공백이 장기화 될 경우 향후 경영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우선 행장으로 공식 취임한 후 노조와 정식으로 대화에 나서겠다는 의도였다.
이 행장은 이날 오전 "은행장 자리는 하루도 비워둘 수 없는 자리"라며 "현재 행장직을 수행하고 있고 앞으로도 수행해 나갈 것"이라며 업무공백을 막겠다는 의지를 내비췄다.
하지만 국민은행 노조는 본점 1층 출입구를 완전 봉쇄한 채 "신 관치인사 이건호는 자진사퇴하라"는 구호를 연발하며 이 행장의 진입을 막아섰다.
노조는 "KB금융과 국민은행은 정부 지분이 전혀 없는 민간 회사임에도 주인 아닌 사람이 주인인냥 활개를 치고 있다"며 "직원들은 수십년을 일해도 승진이 어려운데 이 행장은 은행에 들어 지 2년 만에 조직의 1인자가 됐다"고 비판했다.
노조원들과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노조와의 대화를 시도하던 이 행장은 결국 본점 도착 5분여 만에 다시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취재기자들은 노조원이 이 행장을 향해 던진 계란에 맞는 사고(?)도 일어났다.
굳은 표정으로 사태를 지켜보던 이 행장은 "경사스러운 날에 매우 불행한 일"이라며 "노조와 대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박병권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임영록 KB회장이 내부 인사 중용을 약속했으나 돌연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소신 없이 또 하나의 관치 인사를 내정했다"고 지적하며 출근 저지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국민은행은 오는 24일 부행장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KB금융이 계열사 10곳 중 7곳의 수장을 물갈이 한 만큼 부행장 인사도 대규모 교체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