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앵커: 오늘 새누리당과 금융당국이 당정협의를 가졌다구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오늘 오전 국회에서 '금 현물시장 개설 등을 통한 금 거래 양성화 방안'을 확정했습니다. 이처럼 당정이 금 거래에 칼을 댄 것은 금을 둘러싼 음성적인 거래가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금 거래 시장 양성화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과제인 지하경제 양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새누리당이 금융당국과 6개월 전부터 추진해 왔습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의 말씀 함께 들어보시죠.
<영상: 20130722_최경환_싱크_las.mpg_27초> 최경환 "일부 부도덕한 사회 지도층의 탈세 등 불법행위로 인해 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금 거래소가 설립되면 앞으로 연간 3000억원의 부가가치세 탈루가 원천 봉쇄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기자: 이에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번 대책으로 인해 금 거래가 투명해질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정책 진행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금거래 양성화 방안에는 어떤 것들이 담겼나요?
기자: 내년 1분기 중 금 현물 시장을 개설해 금도 주식과 같이 공개된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게 됩니다. 재무 요건 등 일정 수준을 충족하는 금 관련 사업자와 금융기관 등이 금 현물시장의 회원으로 가입하는 방식입니다.
회원은 현물 시장에서 직접 금을 매매하거나 비회원을 위해 거래를 중개할 수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도 회원인 금융투자업자의 중개를 통해 참여 가능합니다. 정부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세제 혜택을 한시적으로 제공합니다.
대신 음성적인 거래에 대해서는 세무조사 등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금융위의 계획이 어떤지 서태종 자본시장국장의 말씀 들어보시죠.
서태종 "세제 혜택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등 관련법령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습니다. 그리고 내년 1분기 중에는 금 현물시장 개설할 예정입니다. 금 현물시장 개설과 함께 음성적인 금 거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앵커: 현재 금 거래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길래 정부가 금 거래에 칼을 빼든건가요?
기자: 일부 부유층들은 금을 이용해 세금을 포탈하고 부당 이익을 편취하고 있습니다. 금을 음성적으로 거래할 경우 자료가 남지 않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이 같은 물밑 거래로 인한 부가가치세 탈세 규모는 연간 약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금 거래시장은 양성화된 시장과 음성화된 시장으로 이원화돼 있습니다. 금 유통 규모는 연간 100~110톤 내외로 추산되고 있는데요. 금융위는 이 중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규모가 절반 이상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현황이 파악되지 않는 밀수금까지 포함할 경우 그 규모는 더 커집니다. 이는 결국 금의 품질 저하로 이어지는데요. 음성적인 시장에서는 순도 등의 품질이 공인되지 않아 함량 미달의 저품질 금 거래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습니다.
앵커: 금 거래 양성화 방안이 이번 정부에서 처음 논의되는 것은 아니라구요. 과거에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고 하던데 이번에는 어떻게 설립이 구체화 된건가요?
기자: 금 거래소 설립 논의는 5년 전에 시작됐습니다. 당시 귀금속 업계의 반발과 관계부처간의 이견으로 무산됐는데요. 관련법을 만드는 산업통상자원부는 금 거래소를 한국거래소 안에 둬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금융위는 비금융상품을 거래소가 취급할 수 없다며 대립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정부에서는 지하경제 양성화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새누리당이 적극적으로 나섬에 따라 이견은 해소된 모습입니다.
앵커: 당정이 내놓은 이 대책이 효과가 있을까요. 어떻게 보는지요?
기자: 금 현물시장을 만드는 것은 금 거래 투명화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높이고 세금 탈루를 막기 위해섭니다.
그러나 기존 금 거래가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이유가 세금을 줄이기 위함인 것을 고려하면 실효성에 대해 반신반의한 모습입니다. 과거에 정부가 발표한 정책들이 탈세 방지에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도 한 요인입니다.
지난 2008년 금 거래 계좌를 통한 부가세 매입자 납부제도를 시행하고 고금의제매입세액 공제제도를 도입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음성적인 금 거래 유통은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이번 금 거래소 설립을 통해 지하경제 양성화와 세수 확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