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합성 ETF 대전.."기대반 우려반"

한국투신 1호 합성 ETF 내달 1일 상장

입력 : 2013-07-25 오전 9:19:52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내달 1일 합성(Synthetic) 상장지수펀드(ETF) 2종을 출시한다. 최근 한국거래소와 사전협의를 끝낸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금명간 합성 ETF 상장 심사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도 이를 위한 마지막 검토 단계에 돌입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국내 합성 ETF 시장 선점을 위한 자산운용업계의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됐다.
 
증시 거래대금은 줄어도 ETF 거래대금은 늘어난 만큼 시장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는 방증인 것으로 업계 내 기대도 높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비한 수요기반과 검증되지 않은 스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합성 ETF 시장 닻 오른다..한국운용 내달 1일 상장
 
시장 포문은 한국운용이 연다. 한국운용은 국내 최초 합성 방식의 ETF 2개를 동시 상장한다. ‘KINDEX합성-미국 리츠(REIT’s) 부동산 ETF’와 ‘KINDEX합성-선진국 하이일드 채권 ETF’가 바로 그것이다.
 
각각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다우존스 미국 부동산 지수(DJUSRE)와 영국 시장조사업체 마킷(Markit)의 아이박스(iBoxx) 리퀴드 하이일드 지수(IBOXHY)를 추종한다.
 
 
심재환 한국운용 AI운용본부 ETF운용부문 상무는 “합성 ETF가 허용되면 기존에 담기 어려웠던 지수나 실물자산 등 다양한 자산을 상품화할 수 있어서 유용한 자산배분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TF의 가장 큰 장점은 자산배분. 하지만 기존의 국내 상장 실물 중심 ETF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합성 ETF는 담보 바스켓과 벤치마크 수익률 간의 스왑 계약을 통해 운용된다. 추적대상 지수를 현물로 편입하는 일반 ETF와 달리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계약 상대방과 추적대상 지수의 증감만큼 수익률을 보전 받는 스왑계약을 맺는 형태다. 추적오차가 낮고 운용과 관리가 용이하다는 장점을 누릴 수 있다.
 
변별성을 고려해 합성 ETF 정식 명칭 앞에는 ‘ⓢ’ 표시를 덧붙이기로 했다.
 
정미영 한국거래소 상품상장팀장은 “합성 ETF가 생소한 투자자들에게 기초자산 수익률을 보장하는 거래상대방의 신용에 의존하는 구조라는 점을 각인시키기 위한 문자 심볼”이라고 설명했다.
 
◇운용업계, 하반기 합성 ETF 선점 가속..시장 안착 '주목'
 
한국운용이 선두로 나선 가운데 미래에셋운용, 삼성운용, KB운용도 초기시장 선점을 놓고 가속을 붙일 전망이다.
 
미래에셋운용은 현재 거래소와의 사전협의를 일단락지은 상태다. 윤주영 미래에셋운용 ETF 본부장은 “상품 자체에 대한 수요가 벌써부터 감지되는 모습”이라며 “상장은 이를수록 좋을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다른 투자수단 대비 유리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구조적으로 국내 상장 ETF와의 세제차이 부분은 투자자들이 감안해야 할 사항”이라고 했다.
 
KB운용과 삼성운용도 적기 진출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보고 상대적으로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상장 시기는 하반기 중 가시화될 것이란 설명이다.
 
금정섭 KB운용 ETF 전략팀장은 “특정 지역과 지수에 대한 검토는 마쳤다. 막바지 스왑구조 검토 작업에 공 들이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벌써부터 시장 안착 여부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운용업계의 시각은 엇갈린다.
 
국내 A자산운용 관계자는 “초기 시장 선점을 통해 참신성은 부각되겠지만 사실상 헤지펀드에서 써온 전략인데다 검증되지 않은 스킴이다.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복합상품을 합성해 성과를 내온 일례가 없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기대 반 우려 반’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B자산운용 관계자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투자자들은 더 이상 감동 없는 ‘플레인 바닐라(plain vanilla: 단순 구조의 상품을 의미)’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 확대 안착 여부를 따지기는 아직 시기적으로 이르다. 탄탄치 못한 초기 수요기반 확대를 위해 자체 메리트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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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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