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네이버 인터넷업계 상생안은 속빈강정?

입력 : 2013-07-30 오전 1:40:36
[뉴스토마토 최용식 기자] 앵커 : 최근 인터넷업계에서는 네이버 독점논란이 화둡니다. 무분별하게 사업 확장에 나섬으로써 중소기업은 물론 이용자까지 피해를 입고 있다는 주장인데요. 이에 네이버 운영업체 NHN(035420)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내 인터넷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지원방안을 공개했습니다. IT부의 최용식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최 기자. 발표내용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네이버 독점논란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간략하게 설명해주십시오.
 
기자 : 인터넷업계에서 네이버의 영향력은 대단합니다. 검색시장 점유율만 하더라도 무려 70%, 시작페이지 점유율 또한 50%에 이르는데요. 문제는 네이버가 유통플랫폼으로서 역할을 넘어 음원, 부동산중개, 이커머스 등 콘텐츠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기존 사업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고요.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광고단가 과잉책정, 콘텐츠 부당계약 등도 폐해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앵커 : 일종의 시장지배력 남용행위라 볼 수 있겠네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꽤 오래된 이슈인 것 같은데요. 왜 요새 들어 갑자기 네이버 독점논란이 문제가 불거졌나요?
 
기자 : 여러 가지가 복잡하게 얽혀있습니다. 가장 먼저 현 정부와의 기조와 배치된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중소 IT기업을 육성해 경제를 살린다”는 이른바 창조경제 정책을 내놓았는데요. 이것이 네이버의 행태와 충돌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문제를 제기하는 언론사들이 네이버와 오랜 갈등관계에 놓였다는 것도 언급해야 하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신문이나 방송보다는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면서 언론사의 영향력은 예전만 못하게 됐는데요. 그 책임을 네이버에게 돌리려고 하는 것입니다.
 
앵커 : 알겠습니다. 그러면 본론으로 들어가죠. 기자간담회에서는 어떠한 내용이 나왔나요.
 
기자 : 먼저 1000억원 규모의 벤처창업펀드를 조성해 스타트업 기업들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지속적으로 파트너사들의 의견을 청취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음란물 유포를 차단하고, 검색결과에서 광고와 콘텐츠를 분리한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 네이버가 왜 이런 상생안을 낸 것인가요?
 
기자 : 가만히 있기에는 규제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현재 정부는 네이버를 전방위로 압박하는 모습입니다. 국세청, 공정위가 현장조사를 벌인 데 이어 미래부가 인터넷 검색서비스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섰고, 9월 국회에서는 새누리당 주도로 포털의 불공정행위 금지에 관한 입법 활동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그래서인지 기자간담회에서는 김상헌 대표 이하 주요 임원이 모두 참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적극 답변했습니다.
 
앵커 : 내용은 괜찮나요? 이에 대한 업계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 핵심이 빠지고, 빈껍데기만 남았다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사실 독과점 논의의 핵심은 네이버 플랫폼 안에서 자사 서비스를 우대한다는 것입니다. 이게 경쟁사와 벤처업체에게는 불공정경쟁으로 다가올 수 있고, 위법 가능성도 존재하는데요. 사실 해외에서 진행되는 포털 독과점 논란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하지만 이 중요한 내용이 빠졌습니다.
 
앵커 :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나요.
 
기자 : 예. Q&A 시간에 김상헌 대표에게 관련 질문을 했는데요.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이제 막 논의가 시작되는 단계이니 기다리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사실 서비스를 개선한다거나 음란물을 없앤다거나 광고와 콘텐츠를 분리한다거나.. 이러한 것은 독점 논의와는 크게 관계가 없습니다. 비판이 중구난방으로 제기된다는 점을 이용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앵커 : 좋게 평가할 부분은 없을까요?
 
기자 : 나름대로 비판을 경청하고 개선하려는 의지는 높게 평가받을 만합니다. 아마도 네이버측은 최근 불거진 논란이 부당하다고 생각할 텐데요. 실제 김상헌 대표는 “우리가 사업을 열심히 하는 게 잘못이라면 잘못이다”, “우리만큼 깨끗하게 사업하는 곳이 없다”고 발언하는 등 억울한 심정을 내비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대책을 내놓으려 하는 모습은 여타 소통이 부족한 IT기업들과는 다르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 앞서 논의가 굉장히 뒤죽박죽이 돼 진행되고 있다고 했는데요. 어떤 게 바람직한 모습일까요.
 
기자 : 가장 큰 문제는 불분명한 의제설정입니다. 사실 논란의 핵심은 네이버가 인터넷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불공정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시장지배력 남용행위에 시선이 집중돼야 합니다.
 
둘째로 규범과 법률에 관한 이슈가 분리되지 않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업 다각화에 대한 문제입니다. 네이버가 플랫폼 리더십 유지와 확대를 위해 이것저것 신사업을 하는 것과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횡포를 부리는 것은 엄연히 다릅니다.
 
전자는 규범문제이고, 후자는 법률문제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둘을 구분하지 못하고, 뒤섞어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문제해결을 흐리게 만드는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너무 빠른 규제논의 속도와 컨트롤타워가 하나로 통일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아쉽습니다.
 
앵커 : 네이버 독점논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진행될 것 같습니까.
 
기자 : 최소 6개월에서 1년은 지속될 것 같습니다. 정부기조가 변할 리 없고, 언론사를 비롯해 네이버에 불만을 갖고 있는 집단이 많기 때문입니다. 다만 규제 가능성에 대해서는 답하기 애매한데요. 분명 네이버가 잘못한 부분도 있지만 이를 법으로 들이대는 게 옳은지 판단하기가 어습니다. 특히 하이테크 산업에 대한 규제는 자칫 국익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론도 제기됩니. 많은 사람들의 지혜를 모아 현명하게 풀어나가길 기대합니다.
 
앵커 : 예. 잘 들었습니다. 분명 독점은 나쁜 것이지만 특정 산업과 기업에 대한 규제는 매우 신중하게 이뤄져야 하는 게 맞겠지요. 최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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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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