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정부가 80조원대의 선박평형수 처리설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팔을 거둬 붙였다. 이미 이 분야에 국내 중소업체들이 진출해 최근 3년간 7700억원의 해외 수주에 성공하는 실적을 보이자 정부가 시장 확대 및 선점을 위해 지원에 나선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30일 '선박평형수처리설비 세계 시장 선점지원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선박평형수는 화물적재 상태에 따라 필요한 균형을 잡기 위해 평형수 탱크에 주입 또는 배출하는 물을 말한다. 공선상태에서 추진기가 물에 잠기도록 하기 위해 주입하는 경우다 많다.
지금까지 연간 50억톤 이상의 바닷물과 약 7000종의 해양생물이 선박평형수와 함께 전 세계로 이동해 해양생태계를 교란 시키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러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국제해사기구(IMO)가 2004년 채택한 평형수관리협약이 내년 발효될 예정으로, 세계 6만8000여척의 선박은 위무적으로 평형수 처리설비를 갖춰야 한다. 시장 규모는 80조원 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그야말로 '블루오션'이다.
계획에 따르면 시장 선점을 위해 정부는 우선 민간 업체와 손잡고 마케팅을 강화키로 했다.
올해 11월과 12월 예정된 'Europort 2013(로테르담)'과 'Marintec China 2013' 등 해외 조선기자재 전시회에 우리나라의 브랜드를 홍보키로 했으며, 내년 그리스에서 열리는 'Posidonia 2014'와 독일에서 개최될 예정인 'SMM 2014'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처리설비의 장점을 홍보하기 위해 국제포럼도 개최하기로 했다. 내년 9월 부산에서 한·일 선주포럼을 개최해 처리설비 선택 시 우선 고려사항과 제품별 특·장점을 알릴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동남아와 유럽, 남미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초청 포럼도 예정하고 있다.
정부포상과 증명서 발급 등을 통해 해외수출을 후방 지원하는 방침도 세웠다.
또한 선박평형수산업 세계시장 선점 TF를 통해 평형수설비 유지·보수를 위한 글로벌 AS망 구축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며, 평형수 처리설비의 국제해사기구(IMO)와 정부의 승인사항 및 시험결과 등을 인터넷에 공개해 고객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전산망도 구축한다.
국내 선박평형수 기술의 국제 표준화를 추진해 기술 선도국 지위를 지속유지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됐다.
이를 위해 해수부는 향후 필요하게 될 처리설비의 구조변경에 대한 시험절차 등을 IMO에 국제표준으로 제안하고 국제 기준을 선도할 방침이다.
또 다양한 해양환경 조건의 선상시험 결과 및 우리나라에서 개정한 형식승인서를 IMO 정보문서로 제출할 계획이다.
국제표준을 선도하는 시험기관도 육성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을 중심으로 차세대 기술 시험·인증 시스템을 구축해 2017년까지 전세계 평형수 설비 공인시험기관으로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해양경비대 형식승인을 위해 해양과학기술원을 미정부 독립시험기관으로 인증하는 안도 추진된다.
이밖에 해수부는 120억원을 투입, 현재 기준보다 1000배 강화된 선박평형수 처리기술을 개발해 기술우위를 확보하고 세계시장 선점에 나서고, 항만국통제관의 평형수 검사를 위한 휴대용 장비도 개발할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개발업체들은 중소기업이 대부분이어서 외국의 대형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할 상황이다"면서 "이에 따라 해수부는 선박평형수 처리설비 세계시장 선점을 위해 정부지원정책을 적극 추진하게 되었다"고 대책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자료제공=해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