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2분기 패션업체들의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패션업체 중 가장 먼저 실적을 공개한
제일모직(001300)이 패션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하면서 암울한 실적시즌을 예고하고 있다.
6~8월은 의류업체들의 전통적인 비수기이기도 하지만, SPA 브랜드로 여름 수요가 몰리면서 중고가 의류업체들의 타격은 예상보다 더 심화됐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어닝쇼크 이제 시작일 뿐..'줄쇼크' 전망
2분기 실적시즌, 첫 타자로 나선 제일모직은 패션부문에서 5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패닉 수준. 경기침체로 인한 매출부진, 정상가 판매율 하락, 신규 매장 확장에 따른 초기비용 부담 등이 작용한 결과다.
패션 빅3를 포함한 다른 업체들 사정도 다르지 않기는 마찬가지. 제일모직의 어닝쇼크는 단지 시작에 불과할 뿐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신상품 생산 축소(LG패션), 전년도 브랜드 이탈 영향(한섬, 신세계인터), 사업 철수·확
대에 의한 비용 증가(신세계인터 30days마켓 철수, 한섬 수입사업부문 확대) 등의 요인들이 이익저하의 주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내수침체 영향의 직격탄을 맞으며 올 상반기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엔 나선 것도 실적부진에 시달리는 업체들의 시름을 설명해주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SPA브랜드들이 여름 대바겐 세일로 판매돌풍을 일으키면서 국내 패션시장을 거의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며 "올 2분기 패션 업체들은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말했다.
◇글로벌 SPA 브랜드는 여름 대바겐 세일로 판매돌풍을 일으켰다.(사진제공=유니클로)
◇하반기도 암울.."올해 업황 회복 어려울 것"
패션경기는 경기침체 여파와 소비패턴 변화로 올 하반기도 역시 암울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백화점의 구조적인 저성장과 합리적 소비가 트렌드로 자리매김을 하면서 중고가패션 경기 회복은 더욱 더딜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이 세일 기간을 늘리면서 외형적인 구매건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구매단가가 하락하면서 성장률 개선이 쉽지 않을것으로 보고 있다" 며 "구조적으로 하반기 역시 뚜렷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은 상황" 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고가 의류에 대한 수요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고, 3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실적회복은 빨라도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 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점진적이나마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 조심스런 예상도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신규 매장 확대와 라인업 론칭, 재고 안정화에 기반한 생산 확대를 모두 4분기에 초점을 맞추고 움직임을 진행하고 있다.
한섬은 현대백화점 MD교체와 리뉴얼 오픈 계획에 발맞춰 15개 내외 신규 매장을 9월경 오픈할 계획이며, 신세계인터 역시 하반기에만 50개 내외 매장 증가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