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해외 플랜트 시장을 거의 싹쓸이 하던 국내 건설사들이 최근 해외 토목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3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해외건설 전체 수주액은 314억6200만달러로, 이 가운데 토목은 118억8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수주액의 37.5%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토목 수주액인 35억3200만달러에 비해 3배가 넘는 규모다.
반면 플랜트 비중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9억6000만달러로 전체 수주액(327억5600만달러)의 54%를 차지했던 플랜트 수주액은 올해 146억9800만달러로 전체 수주액의 46%를 차지하며 비중이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플랜트 입찰 경쟁이 치열한데다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토목 물량 발주가 증가하면서 이 분야에 경쟁력이 있는 국내 건설사들이 수주에 적극 나선 결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000830)은 지난 3월 상반기 수주 최대 규모인 58억5000만달러 규모의 호주 로이힐 철광석 프로젝트를 따냈다. 이와 함께 인도 델리 메트로 프로젝트(8200만달러)를 비롯한 몽골 철도 프로젝트(4억8300만달러), 카타르 도하 지하철 프로젝트(7억달러) 등을 잇달아 수주하기도 했다.
이어 최근에는 총 220억달러에 달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지하철 건설 프로젝트 중 4,5,6호선 3개 노선 전체를 건설하는 '패키지3' 공사(19억달러)를 수주했다.
현대건설(000720)과 SK건설은 이달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초대형 유라시아 교량 건설공사 시공권을 확보했다. 7억달러에 가까운 터키 보스포러스 제3대교 교량건설 공사를 공동 수주하면서 그동안 유럽 선진 건설회사의 독점 무대였던 유럽 건설시장에 진출해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앞서 SK건설은 국내 건설사 최초로 해외 해저터널 시공을 맡아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가르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연결하는 '터키 유라시아 터널' 공사를 따냈다. 총 사업비 11억달러로 리비아 대수로 공사 이후 한국기업이 해외에서 벌이는 최대 토목공사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저터널이나 특수교량 등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토목 분야에서 우리 건설사들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업체별 공종 다변화 전략의 노력이 해외 토목 공사 수주 증가에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해외건설 수주 공종별 통계.(자료제공=해외건설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