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형형색색 스마트폰 제품들이 소비자 발길을 기다리고 있는 이동통신사 대리점 쇼케이스. 유동인구가 많기로 유명한 명동에서도 스마트폰 매장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은 줄어 있었다.
더 이상의 혁신을 찾을 수 없게 됨에 따라 초기 스마트폰에 대한 열광은 거짓말처럼 식어 있었다. 신규 스마트폰 출시 또한 뚝 끊긴 데다 정부의 규제 칼날에 이통사들의 보조금 전쟁이 수면 아래로 잠복, 교체를 유인할 동인은 찾기 어려웠다.
포화상태에 진입, 정체국면으로 전환했다는 분석이 현실에서 입증됐다. 그나마 최근 출시된 'LTE-A(롱텀에볼루션-어드밴드스드)' 덕에 시장에서 잃어버렸던 생기를 조금씩 되찾는 것에 위안을 느껴야 했다.
◇서울 시청 인근의 한 이동통신사 대리점은 'LTE-A' 통신망 관련 현수막을 전면에 걸어놨다.(사진=곽보연기자)
지난 29일 서울 시청과 명동 일대에서 만난 이통사 대리점 직원들은 하나같이 "고객 10중 9명이 최근 출시된 LTE-A 제품을 찾고 있다"며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한 매장에서 만난 소비자는 "스마트폰을 바꾸려고 하는데 신제품이 '갤럭시S4 LTE-A' 밖에 없는 것 같다"며 "지금으로서는 아이폰 차기 제품이나 다른 신제품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거나 이 제품을 구매하는 방법 외에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005930)와 애플,
LG전자(066570), 팬택 등 대표적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최신 제품을 내놓은 지 길게는 1년이 지났다. 지난해 9월 시장에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5'는 이미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해묵은 기기가 됐다. 팬택의 최신작 '베가 아이언'은 4월, LG전자의 '옵티머스G 프로'는 지난 2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소비자 말마따나 시장에서 최신작으로 꼽히는 제품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4 LTE-A' 하나 뿐이었다. 삼성은 지난 4월26일 '갤럭시S4'를 출시한 데 이어 두 달만에 LTE-A 지원 단말기를 시장에 내놨다.
명동의 한 이통사 대리점 직원은 "지금 제일 잘 나가는건 갤럭시S4 LTE-A"라며 "반응이 예상 밖으로 너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제품은 처음 (신호를) 잡는 것부터 LTE다 보니 일반 갤럭시S4와 속도 차이가 크다"며 "지금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이 서울과 수도권으로 국한된 것은 사실이지만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근의 또 다른 이통사 대리점 직원 역시 "지금 LTE-A가 출시된 지 일주일 정도 밖에 안됐기 때문에 판매량이 많지는 않다"며 "그래도 매장을 찾는 손님 10명 중 9명이 LTE-A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LG유플러스 역시 LTE-A를 전면에 내걸고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사진=곽보연기자)
다만 갤럭시S4를 앞서 구매한 일부 소비자들은 제품 출시 두 달만에 LTE-A를 지원하는 새 갤럭시S4가 출시된 데 대해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갤럭시S4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상의 차이로, 갤럭시S4 LTE-A와 호환이 불가능하다.
시청 일대 대리점에서 만난 한 소비자는 "기존 갤럭시S4는 LTE-A를 지원하지 못한다고 들었다"며 "제품 출시 두 달만에 LTE-A를 지원하는 새 갤럭시S4가 나왔으니 기존 구매자들은 아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중저가 제품을 찾는 고객들은 보조금과 다양한 혜택으로 단말기 가격이 저렴해진 베가 아이언과 옵티머스G 등을 선호하기도 했다. 한 대리점에서는 출고가가 82만9400원인 베가 아이언을 보조금 27만원과 '착한기변', '에코할인' 등 다양한 할인 혜택을 더해 19만원에 판매 중이었고, 또 다른 대리점 역시 15만원에 동일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한편 황수철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30일 2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7월말 기준으로 LTE-A 가입자가 3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주춤하던 스마트폰 시장에 LTE-A가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평가되는 이유다.
황수철 CFO는 이날 "현재 신규 가입자의 LTE-A 가입비율이 30~40% 수준"이라며 "올 연말 기준 신규가입자의 절반이 LTE-A 가입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