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비싼 외국계 운용사, 펀드운용 성적은 '낙제'

외국계 운용사 "해외펀드 비중 높아서"
당국 "자산운용사 운용보수 규제방안 없다"

입력 : 2013-07-31 오후 5:40:33
[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운용보수가 비싼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펀드 성적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국내 자산운용사에 비해 과도하게 잇속만 챙기는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으로 운용보수가 높은 상위 자산운용사 10곳 중 7곳은 외국계 자산운용사인 것으로 집계됐다.
 
JP모간자산운용을 비롯해 슈로더투신운용, 도이치자산운용,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 코스모자산운용,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 베어링자산운용이 여기에 해당되며 이들 자산운용사의 운용보수는 0.644%~0.755% 수준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54곳 자산운용사의 평균 운용보수 0.365%보다 많게는 2배 가량 높은 수치다.
 
(자료=금융투자협회)
 
그러나 이들 자산운용사의 성적이 국내 자산운용사에 비해 딱히 좋은것도 아니다. 특히 해외 주식형 펀드의 운용성적은 시장평균보다 훨씬 부진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전날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를 보면, 해외주식형 펀드에서 JP모간자산운용은 연초 이후 -8.98%, 슈로더투신운용은 -5.66%, 도이치자산운용은 -4.5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외주식형 펀드를 운용하는 33개 운용사의 평균 수익률 -4.24%를 밑도는 동시에 하위 30%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블랙록자산운용의 경우, 운용보수가 0.63% 수준으로 운용사 중 11번째로 높지만, 수익률은 올들어 -21.78%로 가장 낮았다.
 
해외채권형 운용에 있어서는 JP모간자산운용과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이 각각 -2.32%와 -1.33%의 수익률로 평균치 -0.22%를 하회했다.
 
국내주식형 운용에 있어서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올들어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은 -6.58%의 수익을 기록했고, JP모간자산운용과 슈로더투신운용, 코스모자산운용은 -4~-2%대로 같은기간 자산운용사 평균 -4.98%보다는 양호했다.
  
국내채권형에 있어서는 슈로더투신운용과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 칸서스자산운용이 0.42~1.59%의 수익을 내며 자산운용사 평균치 1.06%에 대체로 부합하는 수준을 보였다.
 
운용보수에 비해 수익률이 부진하다는 지적에 대해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해외펀드와 재간접펀드의 비중이 높다보니 보수가 높을 수 밖에 없다"며 "판매하는 상품의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사실 외국계 운용사의 보수가 높은 것이라기 보다는 국내 운용사의 보수가 온라인 상품 등장 등으로 인해 많이 낮아진 측면도 크다"며 "운용사의 펀드매니저들이 투자자문사 등을 설립해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투자자들도 제대로 된 금융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운용보수의 인상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에서는 자산운용사들의 운용보수에 대해 규제할 방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운용보수는 펀드의 속성과 투자처에 따라 다른 것"이라며 "같은 펀드라면 판매사 이동제도를 활용해 판매보수를 줄이는 방법도 있다"고 전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지금 당장으로서는 성과연동 운용보수 도입 계획도 없다"며 "공모펀드의 경우 성과보수 수취가 금지돼있는 상황에서, 부진한 성과에 대한 성과연동 운용보수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자산운용사를 유인할만한 요인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외국계 운용사에 대한 규제도 따로 없다"며 "운용보수는 운용사가 자율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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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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