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NHN(035420)이 1일 인터넷사업체 네이버와 게임사업체 NHN엔터테인먼트(이하 NHN엔터)로 정식 분할하면서 각 회사별로 시가총액이 어떻게 형성될 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분할 이후 두 신설법인은 29일 재상장되며, 시가총액은 당일 호가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2일 투자정보업체 와이즈FN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네이버의 예상주가를 42만~50만원, NHN엔터의 예상주가를 11만~16만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시가총액으로 계산하면 각각 13조9000억~16조5000억원, 1조6500억~2조4000억원 선이다. 이처럼 회사 간의 간격이 큰 것은 네이버의 경우 모멘텀이, NHN엔터의 경우 리스크가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우선 네이버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높은 기업가치를 견인해줄 전망이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라인 사용자가 적어 그 위상을 체감하는 수준이 낮지만 적어도 일본에서는 영향력이 대단하다”며 “모바일광고 플랫폼업체인 애드웨이즈(ADWAYS)가 라인과 제휴를 맺자 주가가 5배 폭등한 게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 가입자수 추이 (그래픽제공=네이버)
게다가 미국 ‘페이스북 메신저’와 ‘와츠앱’, 중국 ‘웨이신’, 한국 ‘카카오톡’ 등 경쟁서비스에 밀려 해외시장에서 자리를 잡기 힘들 것이라는 일부 비관적 전망과 달리 제 3세계 국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추세가 쭉 이뤄지면 페이스북에 버금가는 위치로 거듭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최근 논의되고 있는 독과점에 관한 규제가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IT 강소기업을 대거 육성해 경제를 부양한다“는 창조경제 정책을 밀어붙이며, ‘인터넷업계 공룡’이라 비판받는 네이버에 칼을 들이대고 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규제 현실화 가능성을 낮게 보며, 좀 더 모멘텀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NHN엔터는 네이버보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평가다. 신성장동력이 부재하고, 가장 큰 매출원인 웹보드게임사업이 강력한 규제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환전상 단속을 위해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는 중인데, 만약 규제가 현실화되면 매출의 절반 가까이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전세계적으로 온라인게임사들이 시장에서 홀대를 받고 있다는 점도 기업가치를 억누르고 있다.
NHN엔터는 신규 온라인게임 확보 및 모바일사업 육성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해 활로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분할 이후 회사 지배구조.
이런저런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두 법인의 시가총액 합계가 분할 전 시총 보다는 많을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증권가 한 전문가는 “인터넷과 게임은 여러 모로 속성이 다르기 때문에 각 사업체별로 독립성을 부여하는 게 훨씬 바람직하며, 특히 라인의 성장이 네이버는 물론 NHN엔터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