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흥행 여부에 울고 웃는 주식

입력 : 2013-08-05 오후 4:04:38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영화의 흥행 성공 여부가 영화 투자·배급사뿐 아니라 출연 배우의 소속사 주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개봉 전 흥행 기대감이 커지면 그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에 주가가 올랐다가 흥행 결과에 따라 향방을 달리 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와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관객 664만명을 동원하며 총 466억원의 매출을 기록, 올해 상반기 박스오피스 4위에 올랐다. 
 
이 영화를 배급한 미디어플렉스(086980)는 지난 6월18일부터 7월1일까지 랠리를 이어가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개봉일인 지난 6월5일부터 한 달간 주가 등락률은14.02%를 기록했다.
 
 
또 이 영화의 주연을 맡은 배우 김수현이 소속된 키이스트(054780)의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키이스트는 이 영화에 투자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3.92%의 상승률을 보였다.
 
 
◇2013년 상반기 전체 흥행작 상위 10위(자료=영화진흥위원회)
 
앞서 개봉한 '박수건달'은 389만명을 동원하며 상반기 박스오피스 6위에 올랐다. 이 영화를 배급한 미디어플렉스는 영화가 개봉한 지난 1월9일부터 한 달간 7.0% 상승했다.
 
흥행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주가가 반대로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용 오락물인 '미스터 고'는 개봉 첫 주말 국내 박스오피스 3위에 그쳤다. 실망감에 미디어플렉스는 지난달 22일 가격제한폭 가까이 하락했다.
 
다음날 중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8%대로 상승 마감했으나, 개봉일인 지난달 17일부터 31일까지 미디어플렉스의 주가 등락률은 -27.0%로 나타났다.
 
그간 '전설의 주먹', '고령화가족', '더 웹툰' 등 CJ E&M(130960)이 유통한 작품이 흥행에 부진했으나 이달 1일 개봉한 '설국열차'로 숨통이 트였다.
 
CJ E&M은 국내 영화 역사상 가장 많은 400억원대의 제작비를 설국열차에 투자하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인 설국열차는 개봉 5일 만에 300만을 돌파했다.  한국 영화 역대 최단 기간 돌파 기록을 갈아치우며 5일 기준 누적 관객수가 329만7568명을 기록했다. 
  
개봉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18일 CJ E&M은 장중 4만1000원까지 오르며 1년 신고가를 새로 썼다. 영화가 개봉한 이달 1일부터 이날까지 주가 등락률은 2.76%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25일 개봉해 317만명을 동원한 '타워' 역시 한 달간 주가 상승률이 35.3%로 나타났다.
 
당분간 국내 영화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영화 투자·배급사들의 실적 역시 밝을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다. 
 
추석·크리스마스 등 대형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는 하반기는 영화 시장의 전통적인 성수기인데다 흥행 기대작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부 지원 의지도 긍정적이다. 정부는 오는 2017년까지 모태펀드 9000억원을 추가 조성키로 결정한 바 있다.
 
아울러 최근 영화 산업 환경이 배급사에 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점 역시 우호적으로 작용할 예정이다. 최준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터넷TV(IPTV)와 디지털 케이블TV로 유통시장이 확대되면서 디지털 온라인시장은 오는 2015년까지 연평균 31%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CJ CGV(079160)는 상생 경영 일환으로 지난달부터 수익분배 비율을 극장과 배급사 각각 50대 50에서 45대 55로 변경했다. 이는 배급 수수료와 투자수익 증가로 이어지면서 실적 개선에 일조할 것으로 전망됐다. 
 
윤태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영화 흥행 기대감뿐 아니라 구조적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컨텐츠 흥행 산업에 따른 실적 변동성은 아쉬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영화 투자·배급사에게 있어서 영화 흥행이 중요하긴 하지만 얼마만큼 수익으로 반영되는냐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면서 "영화 흥행 기대감이나 결과에 따라 무작정 투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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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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