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구글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미국과 EU 경쟁당국의 지난 조사 결과를 인용,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공정위의 이번 자료는 최근 국내에서 네이버 독점을 문제 삼는 '당·정·언(黨政言)' 비판이 고조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배경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공정위는 7일 "구글의 행위에 대한 해외 경쟁당국의 법집행 동향"이란 제목으로 3페이지 분량의 짧은 보도자료를 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미국과 EU가 문제 삼은 구글의 불공정행위는 검색 결과 왜곡, 콘텐츠 도용, 광고플랫폼 이용 제한 등 크게 세 가지다.
먼저 구글이 2007년 5월 검색 알고리즘과 디자인을 변경하면서 구글 쇼핑, 구글 뉴스, 구글 항공 등 자사 전문검색 서비스 결과를 야후 등 경쟁사 컨텐츠보다 유리하게 취급해 화면 상단에 노출했는지, 그러면서 자사 전문 검색 서비스 결과에 경쟁 사이트의 사용자 후기, 별 평점 같은 콘텐츠를 동의 없이 사용했는지 여부가 조사대상에 올랐다.
또 구글이 온라인 광고주로 하여금 자사 광고플랫폼을 경쟁사이트에서 이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행위가 '반경쟁적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쟁점이 됐다.
결과적으로 미국과 EU 모두 세 가지 쟁점에 대해 각기 다른 판단을 내놨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지난 2010년 11월 마이크로소프트를 위시한 검색관련 17개 업체가 구글을 신고하면서 조사에 들어간 EU 집행위원회는 아직 최종판단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지난 4월 구글이 제출한 자진시정방안을 공개하고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다만 경쟁사 반발이 여전하다 보니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부과 등 제재가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유럽과 달리 미국은 연방거래위원회가 검색 결과 왜곡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리고 콘텐츠 도용과 광고플랫폼 이용 제한에 대해선 "경쟁사로 하여금 혁신적 콘텐츠를 개발할 유인을 감소시킬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구글은 이에 대해 자진시정방안을 마련 중인 상황이고 일부는 연방거래위원회에 제출했다.
공정위의 이번 보도자료는 이 사건이 국내에 미치는 시사점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았지만 네이버 독점을 규제하자는 정치권과 언론계 요구를 다분히 의식한 것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공정위 관계자는 "그렇게 꼭 단정해 이야기할 순 없지만 국내 포털 시장에 미치는 함의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자료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