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직후 '민영화 속전속결'을 천명했으나 정부의 인사 지연으로 한 달이 넘도록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선 조차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청와대 비서진이 개편되면서 우리금융 등 금융권 공기업 인사와 관련한 금융당국과의 협의가 재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관으로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이기 때문에 청와대의 검증을 거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후보들에 대한 자격 여부가 거론되면서 인사가 또 늦춰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일부 계열사 인사만 추진될 가능성도 시사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CEO인사가) 한 달 이상 지체된 사안이라 이번 주에 된다고 확인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자격 여부가 거론되는 후보들에 대한 추가적인 인사 검증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CEO 선임이 늦어질수록 우리금융 계열사의 중요 사업도 추진이 멈추면서 삐걱거리고 있다.
은행으로부터 독립 출범한지 5개월 된 우리카드는 정현진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후 새 CEO 선임이 지체되면서 인력 보충, 상품 개발 및 마케팅, 배구단 지원사업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광주은행장 선임은 후보 접수를 마감한 지 한 달이 다 됐지만 진행되는 게 없다. 매각이 진행되는 가운데 지역상공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 광주은행은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기가 어려운 상태다.
CEO 공백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이순우 회장은 그룹 및 계열사 임직원들 추스리기에 전념이다.
지난달 열린 하반기 그룹경영전략회의에서 이 회장은 "외부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영업에 더욱 전념해서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계열사 인사가 늦어도 기존 CEO들이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으니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매각 준비 등을 새 CEO와 함께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우리카드는 유중근 전 우리은행 부행장, 우리아비바생명은 강영구 전 보험개발원장, 우리F&I는 김종완 우리은행 상무,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주재성 전 금감원 부원장, 금융종금은 설상일 우리은행 상무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우리금융 계열 지방은행인 광주은행장에는 김장학 우리금융 부사장과 조억헌 광주은행 부행장이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