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봄이기자] #서울 광진구 중곡동의 한 아파트 단지내 상가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40)는 얼마 전부터 경매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아파트 매매나 임대차 계약만으로는 돈벌이가 안 돼 경매 컨설턴트로 분야를 넓히려는 것이다.
김씨는 "부동산 가치에 대한 신뢰가 낮다보니 저가 매수기회를 노리는 투자자들만 경매시장을 찾고 있다"며 "최근에는 신혼부부나 우수학군을 찾는 실수요자들도 경매에 관심을 갖고 있어 한동안 열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 아파트 경매 시장에 꾸준히 사람이 몰리고 있다. 개점휴업 상태나 다름없는 일반 매매시장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특히 경매시장은 정책변수의 타격을 덜 받아 '하방경직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난다.
16일 부동산 경매 정보 업체인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1월 74.12%에서 시작해 4월 78.25%로 상승한 뒤 70%대 후반을 지키고 있다. 취득세 감면 혜택이 종료돼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7월에도 78.15%를 기록했다.
올해 1월 5335명이던 입찰자 수는 4월 8249명으로 급증했다. 이후 지난 6월 5342명까지 떨어졌지만 지난달에는 5729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입찰자 수는 4.1대책 발표 이전 수준으로 감소하긴 했지만 경매시장은 4월 이전에도 활기를 띄었던 점을 감안하면 타격은 덜한 편이다.
◇2013년 월별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 추이(자료=부동산태인)
시장에 물건이 꾸준히 공급되고 있다는 점도 일반 매매시장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하우스푸어의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경매로 넘어가는 주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경매 물건은 3024건으로 올해 1월 2796건을 기록한 후 3000건 내외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낙찰가 총액은 올해 1월 2762억원에서 출발해 4월 3731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었고 지난 7월에는 2938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6월까지 꾸준히 거래량이 증가하던 수도권 일반 아파트 매매거래는 취득세 감면 종료의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지난 7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는 9646건으로 6월 거래량 3만7056건 의 26% 수준에 불과하다.
박종보 부동산태인 연구원은 "7월 낙찰가율이 78%대로 전달 79%대에서 떨어지는 등 취득세 감면 종료의 영향이 나타나긴 하지만 매매시장과 비교하면 꾸준히 수요자가 몰리고 있다"며 "주택시장이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기류도 일각에서 포착되고 있는 만큼 하반기 경매시장은 약보합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