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장군멍군이다. 막 태동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 주도권을 놓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에 OLED TV를 내놓음과 동시에 파격적인 가격인하를 단행했다. 이면에는 LG전자에 대한 견제가 숨어 있다는 분석. 반면 OLED TV에 이어 곡면 OLED TV마저 세계 최초로 출시하며 삼성전자를 보기 좋게 누른 LG전자는 예상치 못한 반격에 당황하는 모양새다.
게다가 삼성전자가 최근 OLED 원천특허를 다량 보유한 노바엘이디(Novaled)를 제일모직과 함께 인수하면서 LG전자의 특허공세를 비켜갈 대안을 마련한 점도 LG전자로서는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그간 RGB 방식에 갇혀 수율 난제를 극복치 못했으나 노바엘이디 인수로 WRGB 방식으로의 전환 토대를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곡면 OLED TV 가격을 1500만원에서 990만원으로 3분의 1 이상 낮추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공세에 나섰다. 미국 시장에서도 지난 13일 8999달러(약 1000만원)에 곡면 OLED TV를 출시해 LG전자가 내놓은 1만5000달러보다 크게 가격을 낮췄다. 단기간에 이뤄진 이례적인 가격인하다.
특히 LG전자가 국내에서 일반 OLED TV를 1100만원으로 내놓은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한 차원 높은 곡면 OLED TV를 그보다 10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에 출시하자 LG전자의 당혹감은 커졌다. 삼성전자보다 수율에서 한발 앞서 나갔던 만큼 삼성전자의 가격인하를 통한 대중화 행보는 예상치 못했다는 게 LG전자 측 전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 같은 파격적 가격인하를 단행할 수 있었던 데는 단기적인 수익보다 시장 선점을 노린 전략적 차원으로 풀이하고 있다. LG전자에 빼앗긴 시장 주도권을 되찾아 오기 위해 강점인 자본과 마케팅으로 밀어붙인다는 설명. 수율의 경우 삼성전자 주장처럼 단기간에 끌어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수율 상승 등 가격인하 요건을 갖춤에 따라 OLED TV 시장 확대 차원에서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또 고가인 OLED TV에 대한 소비자들의 접근을 보다 손쉽게 하기 위함도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격을 낮추면서) 영업이익은 하락할 수 있겠지만, 시장 형성이라는 마케팅적 측면이 많이 고려된 의사결정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호평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 컨슈머리포트는 지난 15일 삼성전자의 곡면 OLED TV에 대해 "지금까지 우리가 평가해 본 제품 중 최고"라는 극찬을 내놨다. 세계 TV시장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미국에서 소비자 신뢰도가 높은 컨슈머리포트의 호평과 함께 가격적인 장점으로 무장했기에 향후 행보는 매서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