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한국웨일즈제약의 ‘의약품 유통기간 조작’ 후폭풍이 거세다.
제약업계는 이번 사건을 전례없는 초유의 사태로 받아들이며 혹여나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제약사 100년에서 전품목 회수조치는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남양유업 사태를 몰고온 유통업계 밀어내기 관행처럼 의약품 유통기간 조작이 제약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인 만큼 이번 기회에 제약업이 새로이 태어나는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도 내놓고 있다.
정부도 이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 유통기간 조작이 업계 전반에 퍼져 있는 관행으로 드러날 경우 제약업계 전체에 대한 확대조사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26일 <뉴스토마토>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직 조사가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어떠한 입장 표명도 어렵다”면서도 “이번 사건이 한 기업만의 문제인지, 전체적인 업계 관행인지에 대해 조사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계 전반적인 관행으로 드러날 경우 확대조사는 불가피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사실상 업계 전반에 대한 확대조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이미 식약처가 상당수의 사례를 수집했다는 전언도 들린다.
이번 조사는 경기지방경찰청이 웨일즈제약 내부자 고발에 따른 첩보를 입수하고, 혐의를 입증할 단서들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경찰은 웨일즈제약 직원 2명을 구속 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제약협회도 웨일즈제약에 대해 중징계를 내린다는 방침이다. 협회는 내달 11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웨일즈제약에 대한 제명을 논의한다. 회원사 제명은 협회가 할 수 있는 최대 중징계 조치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경찰과 식약처의 조사내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협회로서도 중징계할 방침”이라며 “회원사 제명은 이사회를 통과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 최종결정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가 이처럼 제명이라는 초강수를 빼든 데는 리베이트 파문에 이어 유통기간 조작이라는 악재마저 더해질 경우 더 이상의 신뢰 회복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제약업계가 재도약을 목표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수준의 공장을 잇따라 짓고 있는 과정에서, 혹시나 이러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까 우려에 재빠른 사후수습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를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기존 관행을 끊는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제대로 된 반성과 다짐 없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엔 근원적 제약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주장.
한편 식약처로부터 900여개 전 품목에 대해 강제회수 조치를 통보 받은 웨일즈제약은 최근 급여 등재 의약품 150여개 품목이 급여 중지된 상태다.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존폐의 기로에 섰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