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효성그룹이 화학사업에서 세계 수준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기존 섬유, 산업자재, 중공업 분야는 물론 탄소섬유 부문의 증설을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효성그룹은 오는 2015년까지 플라스틱소재인 폴리프로필렌(PP) 생산량을 2.5배 늘리기 위한 공장 증설을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또 오는 9월에는 액정표시장치(LCD)용 편광필름(TAC) 생산량을 2배 이상으로 늘리기 위한 옥산 2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이상운 부회장(
사진)은 이날 "향후 글로벌 화학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폴리프로필렌과 TAC 필름의 추가 증설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탄소섬유 증설을 포함해 화학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우선 탄소섬유 부문은 오는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1만7000톤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탄소섬유는 강철보다 무게가 5분의 1정도 가볍지만 10배 이상의 강도를 지녀 항공우주와 스포츠·레저 분야, 자동차·풍력 등의 분야에서 사용되는 경량화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시장규모가 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대표적인 향후 먹거리 산업이다.
효성은 지난 2011년 국내 최초로 탄소섬유를 개발한데 이어 고성능 탄소섬유 개발에도 성공했고, 지난 5월 전북 전주 친환경 첨단복합단지 내 연산 2000톤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준공해 양산에 본격 나선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도레이첨단소재와 태광이 양산에 돌입했으며, GS칼텍스와 삼성석유화학도 탄소섬유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효성이 탄소섬유 투자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다른 사업에 비해 입지가 약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스판덱스를 비롯한 섬유부문과 전세계 타이어의 절반 정도에 사용되고 있는 타이어코드, 자동차용 에어백 원단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용 산업자재부문 등에 비해 화학 부문은 상대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이 뒤진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핵심기술을 무기로 추가 증설을 통해 글로벌 화학기업의 반열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그룹은 프로필렌 증설을 통한 경쟁력 제고에도 나선다는 복안이다. 폴리프로필렌의 원재료인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용연공장에 오는 2015년까지 단계적으로 총 2800억원을 투자, 기존 용연공장의 프로필렌 연간 생산능력 20만톤에서 50만톤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캐나다를 중심으로 한 셰일가스 개발로 프로판 가격이 2015년에는 현재 가격에 비해 3분의 2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원가 경쟁력을 제고시킬 적기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한 프로필렌 생산에 핵심 기술인 촉매를 자체기술로 개발해 기술과 품질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는 설명이다.
LCD용 TAC 필름공장 증설을 통한 고부자가치 제품 확대에도 나선다. LCD 편광판용 트리 아세틸 셀룰로스(TAC) 필름 2공장은 다음달 완공을 앞두고 있다. 회사 측은 증설 공장에서 시험생산을 거쳐 내년 초 양산이 시작되면 국내시장 점유율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국가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첨단 소재 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면서 "전북 전주, 경남 용연과 충북 옥산 등 지역 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