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조성진 사장 "정수기사업 시너지 노린다"

입력 : 2013-08-28 오후 4:06:12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LG전자는 28일 생활가전 업계에 불어오는 융복합 트렌드를 적용한 신개념 냉장고 '디오스 정수기냉장고'를 시장에 내놨다.
 
조성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장(사장)은 "이번에 출시한 정수기 냉장고는 기존에 출시된 '디스펜서 냉장고'와는 전혀 다른 냉장고"라며 "기존 냉장고에 고품질의 정수기능과 이를 정기적으로 관리해 주는 헬스케어 서비스가 융합된 제품"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기존의 얼음과 냉온수 제공 기능의 냉장고는 1단계 필터만 탑재됐던 반면 이번 제품은 3단계 정수필터가 모두 탑재됐다"며 "거기에 스테인리스 저수탱크 등 다양한 기술을 적용한 고품질 정수기"라고 기존 디스펜서 냉장고와의 차이점을 강조했다.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과 최상규 한국마케팅본부장 부사장이 'LG 디오스 정수기냉장고'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LG전자)
 
LG전자(066570)는 이번 제품을 통해 취약점으로 지적되던 정수기 사업의 일대 변혁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했다. 장점인 생활가전을 통해 단점인 정수기 사업의 부진을 상쇄해보겠다는 얘기다. 이는 정수기 시장의 구도 변화와 연결된다.
 
국내 정수기 시장에서 LG전자가 차지하는 실제 점유율은 채 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웨이와 청호나이스 등 기존 강자들과의 경쟁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이들의 방문판매 조직에 밀려 후발주자로서의 한계를 드러냄과 동시에 대기업의 체면도 톡톡히 구겨야만 했다.
 
조 사장은 "이번 제품을 통해 냉장고와 정수기 사업이 시너지를 주고 받으면서 계속 갈 것"이라고 말했고, 박영일 LG전자 HA사업본부 부사장 역시 "필터 기술력과 냉장고 기술력, 위생케어 인프라까지 갖춘 기업은 LG뿐이기 때문에 후발주자들이 따라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기존에 정수기나 냉장고, 둘 다 보유하고 있지 않은 신혼부부와 같은 신(新) 수요층에게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이미 냉장고와 정수기를 보유하고 있는 대체 수요자들에게는 큰 호응을 이끌어 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 달마다 한 번씩 방문하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매달 1만8900원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은 일반 냉장고 사용자 사이에서 익숙한 소비패턴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에 정착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틈새시장을 공략, 정수기 냉장고만의 독자시장을 창출해 낼 경우 일정 부분 기존시장의 구도 변화는 불가피해질 수 있다. 
 
한편 조성진 사장(사진)은 올 하반기 전 세계 생활가전 시장이 3%대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조 사장은 "하반기 브라질과 인도, 터키 등의 경우 3% 성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미국이 6%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힘이 실린다면 전세계적으로 3%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지난해 HA사업부의 수장으로 발탁됐다. LG그룹에서 고졸 출신 사장이 배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조 사장은 세탁기 사업부에서만 30년 이상 일해온 가전 전문가다. 세탁기를 세계 1등으로 이끈 저력을 인정 받아 냉장고까지 맡겨졌다. 창원공장에서 24시간을 보낼 만큼 현장에 능통하다는 평가다.
 
다음은 조성진 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기존에도 물과 얼음을 제공하는 냉장고가 있었는데 이번 제품은 어떤 차별점이 있는건가.
 
▲기존의 디스펜서 냉장고와는 아주 다른 개념이다. 디스펜서는 1단계 필터가 장착됐고, LG 정수기냉장고는 3단계 필터가 장착돼 있다. 또 정수기는 깨끗하게 청소하고 유지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LG 디오스 정수기냉장고는 '헬스케어' 매니저들이 2달에 한번씩 관리를 해준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세탁기 사업에서 키워온 전문성을 이번 제품에서는 어떻게 접목시켰나.
 
▲LG만이 가지고 있는 냉장고 관련 기술들이 있다. 신선보관을 하면서 에너지는 절감해주는 '리니어 컴프레셔'와 냉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는 '도어 인 도어', 정전이 자주 되는 국가에서 에너지를 축적했다가 정전 시 사용할 수 있는 '파워컷 에버 쿨' 기술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기술들을 접목시켜서 이번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
 
-1000리터 제품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앞으로 대용량 제품 출시 계획은.
 
▲세탁기와 냉장고 등 대용량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는 분명 존재하지만 용량을 키우게 되면 제품들의 사이즈도 커지게 된다. 사이즈가 커치면 설치에 상당한 제약을 받기 때문에 사이즈를 키우지 않고 용량을 넓힐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계속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IFA에서는 LG전자가 생활가전 부스를 따로 마련하지 않았었는데 올해 IFA 계획은 어떤가.
 
▲올 IFA에서는 기존보다 3~4배 커진 규모의 생활가전 부스를 준비하고 있다. 전시 컨셉은 스마트폰 'LG G2'·OLED TV와 어울리게 스마트 컨셉으로 준비중이다. 이번 제품은 올 IFA에서 선보이지 않을 계획이다. 이 제품은 한국시장에 특화시켜서 나온 제품이기 때문에 만약 글로벌 시장에서 정수기냉장고를 내놓으려면 출시국가에 맞춤 형태로 다시 개발해야 한다.
 
-올 초 CES에서 오는 2015년 전세계 가전시장 업계 1위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어느 정도 수준에까지 도달했는가.
 
▲세탁기와 냉장고, 광파오븐이 업계 1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매출과 시장지배력, 브랜드력 세가지 축으로 봤을 때 우리의 예상보다 더 빨리 진행되고 있다. 특히 세탁기가 가장 빠른 속도로 1위를 향해 가고 있고, 냉장고는 예상했던 스피드대로 가고 있다. 기존에 LG가 잘 못해왔던 오븐이나 청소기는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어서 1위 달성은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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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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