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국정원의 '내란음모죄' 기소와 관련해 "탄압이 거셀 수록 민주주의의 불꽃은 더 타오를 것이고 국정원이야 말로 무덤에 파묻힐 것"이라며 "국민을 믿고 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투쟁 각오를 밝혔다. 그러나 그는 기소내용과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최고위원-의원단 연석회의에 참석해 "저에 대한 혐의 내용 전체가 날조"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국기문란 세력의 주범인 국정원이 유사 이래 있어본 적 없는 엄청난 탄압책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기자들의 질의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홍성규 대변인은 공개 연석회의 직후 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문제가 개인적인 입장을 내고 말고할 성격이 아니기에 입장을 밖으로 내지 않은 것"이라고 이번 사건에 대한 대응은 당 차원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홍 대변인은 이날 국정원과의 협의를 통해 전날 시행되지 못한 이석기 의원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의원 본인이 국회에 나온 이상 의원실에 대한 압수수색 또한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될 수 있을 것"고 말했다.

 

홍 대변인은 또 국정원과 검찰을 통해 흘려진 뒤, 언론을 통해 보도된 혐의 사실에 대한 확인을 요구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정원에 따르면', '검찰에 따르면' 등 국정원과 검찰이 흘리는 내용을 우리가 확인할 의무도 없고, 사실도 아니기 때문에 해명할 것도 없다"고 답했다.

 

연석회의에서 이정희 대표는 이번 사태를 "청와대와 국정원의 통진당에 대한 희대의 조작극"이라고 규정하며 "이석기 의원을 겨냥해 진보세력을 고립 말살하고 진보당을 해산하려는 정치 모략"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국정원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언론에 흘리고 있는 '인명살상'·'총기준비'·'통신 시설 파괴' 등의 혐의내용을 언급하며 "진보당에 대한 혐오감을 갖게 할 목적으로 허위로 날조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당의 조직을 '투쟁본부'로 전환하며 동시에 자신이 직접 본부장을 맡고, 16개 시도당을 비상체제로 운영해 전당적 총력 체계를 갖출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남재준 해임과 국정원 해체가 절실해졌다"며 "시국회의와 함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박근혜 대선캠프의 명백한 부정행위를 정조준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사그러들 것은 촛불이 아니라 유신 부활 기도"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회의가 열린 국회 통합진보당 원내대표실 입구에는 "종편 방송의 출입을 금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어, 이번 사건을 보도하는 종편들의 행태에 대한 통합진보당의 불편한 심기를 고스란히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