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박수연기자]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막 보급되기 시작할 당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기싸움이 치열했다. 특허 침해와 노이즈 마케팅 논란이 난무했던 것.
2년 여가 지난 지금, MTS전쟁의 승자는 당시 논란의 한복판에 섰던 증권사들이 아닌
키움증권(039490)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올해 상반기 거래 중 MTS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8.7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포인트 증가했다.
MTS 도입 첫 해인 2009년 MTS 거래규모는 전체 거래대금의 1.38% 수준에 불과했지만 불과 4년만에 10%에 육박한 것이다.
이처럼 MTS가 주요 매매수단으로 자리잡기까지 증권사들 간에는 치열한 전투가 있었다.
지난해 3월 SK증권은 자신들이 야심차게 출시한 MTS 서비스인 '주파수'를 둘러싸고 경쟁사들과 특허 침해 논란으로 옥신각신했다.
SK증권은 지난해 1월 푸시기능을 통한 주파수의 실시간 시세포착 서비스에 대해 특허 등록을 마쳤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당시 증권사들의 모객 분야가 HTS에서 MTS로 옮겨가면서 초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심했다"면서 "지금 생각하면 일종의 신경전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안내장을 받았던 증권사 관계자는 "작년에 경고장을 받고 회사 내 변리사 담당한테 의뢰한 결과 SK증권이 지적한 가능을 당사가 사용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판명났다"며 "이런 기능은 보편적인 것인데 노이즈 마케팅을 노린 게 아닐까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SK증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소형사인 한계가 있는 것 같다"며 "무엇보다 같은 업계에서 소송 등을 통해 강경하게 대응하기 곤란한 면이 있어서 안내장 발송 수준으로 그쳤다"고 말했다.
시스템이 개발된 후에는 증권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수수료인하 경쟁이 이어졌다.
지난 2010년 MTS 첫 도입해부터 지금까지 증권사들은 수수료 경쟁과 더불어 자사 증권계좌 개설 고객에게 단말기 할부금·통신료 등을 파격 지원하고 있다. 경품과 현금성 이벤트도 아끼지 않으며 제살 깎아먹기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신경전에도 불구하고 승자는 따로 있었다. 바로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은 전체 MTS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5%로 업계에서 가장 높다. 지난 2010년 8월 키움증권이 출시한 '영웅문S'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100만건을 돌파했으며, 1일 평균 이용자수는 약 18만명 수준이다.
다른 증권사들에 비해 MTS 출시가 늦었음에도 키움증권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것은 온라인 거래에 집중한 덕이다.
이미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던 키움증권은 이와 연동된 서비스를 MTS에 제공하면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HTS 계좌 기반으로 MTS로 영역을 확대한 경우가 많다보니 HTS와 MTS 시장점유율이 연동하는 면이 없지 않아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MTS가 상향 평준화된 가운데 사용 장벽이 낮다보니 증권사들이 이벤트를 통해서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그러나 상품을 받거나 혜택만 챙기고 실제 거래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현재 시장점유율이 유지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