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모바일 게임 플랫폼 ‘카카오톡 게임하기’ 수수료율에 대한 논쟁이 일고 있다.
카카오 측은 모바일 게임 시장을 전체적으로 성장시킨 공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게임 업계는 일괄적인 수수료율 적용을 바꿀 때가 됐다는 시각이다.
지난 상반기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통해 발생한 총 매출은 3480억으로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두배가량 급성장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가 벌어들인 수익은 약 7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성장의 몫을 콘텐츠 제작자인 게임업체들에게 수수료 인하로 일부 돌려줘야 하는지, 또 다른 사업에 투자해 카카오톡의 가치를 더욱 높여야 하는지 카카오의 고민이 커져가고 있다.
◇수수료 21%..높다? 적당하다?
3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모바일 게임 플랫폼의 수수료는 10%에서 90%까지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카카오톡 게임하기 수수료는 널리 알려진 것처럼 21% 수준이다.
반면 4개 업체가 치열한 모바일 게임 플랫폼 전쟁을 펼치고 있는 일본에서는 그리(GREE)와 디엔에이(DeNA)가 10~15%의 플랫폼 수수료를 징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분만 보면 카카오가 다소 높은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세계로 시야를 더 넓혀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최근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선언한 페이스북도 카카오톡과 비슷한 20% 정도의 수수료율을 기준으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중국 게임시장의 절대 ‘갑’인 텐센트의 위챗 모바일 게임센터는 중국 게임사들에게는 80%, 해외 게임사들에게는 90%의 높은 수수료율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모바일 게임 플랫폼 수수료 현황. 수수료율은 기업의 영업비밀로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이 수치는 해당 회사들과 실제 계약을 진행한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을 통해 정리한 내용이다.(자료 = 게임업계)
◇게임업계 "상황이 변한만큼 수수료도 조정해야"
이처럼 플랫폼별로 다양한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수수료율 만으로는 카카오의 기준이 높거나 낮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논쟁은 자연스럽게 카카오가 21%의 수수료에 해당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로 넘어간다.
게임업계에서는 소수의 게임만이 존재하던 사업초기에는 21%의 수수료는 ‘노출효과’로 인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게임이 200개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카카오톡 게임하기’로 인한 노출영향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수수료율도 현실에 맞춰 수정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또 카카오톡이 게임 유통 ‘통로’만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21%의 수수료는 너무 높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구글이나 애플이 징수하는 30%의 수수료 안에는 결제 모듈이나 서버 운영비 등이 포함되어 있고, 페이스북도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시작하면서 광고 노출 등 다양한 이익을 제공할 방침이다.
카카오톡으로 게임을 출시한 적이 있는 한 소형게임업체 CEO는 “iOS·구글 플레이 동시발매, 까다로운 검수 조건, 줄어드는 노출 효과로 인한 마케팅비용 부담 등을 생각해보면 수수료는 낮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진=카카오 홈페이지)
◇ 카카오 "수수료율은 고민 중..단시간에 결론내기는 어렵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최근 게임 업체들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포함한 전체적인 정책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등 장기적으로는 수수료율도 조정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카카오가 한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킨 공로가 분명히 있으며, 카카오톡은 하루 2100만명이 사용하는 국내 최대의 모바일 플랫폼으로서 카카오톡 게임 출시로 인해 게임사들이 얻는 이익이 훨씬 크다는 입장이다.
◇최근 2개월 간 카카오톡 일일접속자수(DAU)는 2100만명 수준을 유지하면서, 모바일 게임 플랫폼으로서의 장점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자료제공=앱랭커)
지난 2분기
위메이드(112040)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김남철 위메이드 대표도 “직접 런칭할 때 마케팅 비용을 생각한다면 카카오 수수료 21%는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며 “DAU가 많은 회사는 카카오를 통해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말할 정도로 아직까지는 카카오톡 게임하기 플랫폼의 영향력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수료율의 대한 부분은 계속 논의하고 있지만, 매출이 적게 나면 적은 수수료율을 적용시키는 방안은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