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미국의 주택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깡통주택이 여전히 주택시장의 골칫거리로 남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깡통주택은 담보를 잡힌 주택가격이 대출금보다 낮아 대출금 상환이 어려운 주택을 말한다.
2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부동산 정보 사이트 질로우는 신규 보고서를 통해 지난 2분기(4~6월) 모기지담보대출자의 23.8%, 약 1220만명은 깡통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530만명보다 20%가량 감소한 수준이지만 전문가들은 깡통주택의 비율이 역사적 수준과 비교할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 주택시장의 회복을 지속적으로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전국적으로 모기지대출금 상환이 어려운 대출자의 절반 이상이 주택가치보다 20% 높은 빚을 지고 있었으며, 7명 중 1명은 주택가치보다 무려 2배 높은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주택가격 대비 대출금 비율에 따른 대출자 분포
지난 26일(현지시간) 스탠다드앤푸어스(S&P)와 케이스쉴러가 발표한 6월 주택가격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2% 상승했지만 2006년 고점으로부터는 23% 낮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닥터 스탄 험프리 질로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주택가치의 상승은 전반적인 깡통주택의 비율을 떨어뜨렸다"며 "하지만 디폴트(채무불이행)에 갇힐 우려가 있는 대출자들이 여전히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깡통주택은 앞으로도 주택시장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이러한 역자산은 주택공급을 억제하고 잠재수요자들을 시장 밖으로 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큰 문제는 그들이 이사갈 여력도 없다는 데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릭 샤가 옥션닷컴 애널리스트는 "저축을 크게 늘리거나 재산을 상당히 불려놓지 않는 이상 그들은 다음에 이사갈 집의 계약금조차 내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모기지금리 상승은 향후 주택시장의 강세를 둔화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현재 30년만기 모기지금리는 주간 기준 평균 4.51%를 기록해 지난주 4.58%에서는 0.07%포인트 하락했지만 리파이낸스(재대출) 신청자는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로우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같은 기간 깡통주택 보유자수가 1030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