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가 18시간여에 걸친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재용씨는 미납 추징금에 대한 자진납부 가능성을 밝히기도 했다.
4일 오전 1시40분쯤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선 재용씨는 '오산땅 세금탈루 혐의를 인정하느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먼저 여러 가지로 심려를 끼쳐드려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조사받는 동안 질문 주신 내용에 대해 성실히 답했다"라고 말했다.
재용씨는 '비자금으로 미국저택을 구입했다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라는 질문에 "여러 가지로 심려를 끼쳐드려서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재용씨는 이어 '자진납부 의사를 밝혔느냐'는 물음에 "정말 죄송합니다. 구체적인 말은 조사받으면서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자진납부와 관련해 가족간 합의가 된 것이냐'는 질문에는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서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답해 미납추징금 자진납부 가능성을 열어놨다.
마지막으로 재용씨는 '변호사 없이 자진출석한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이유 다 포함해 조사받는 과정에서 말씀드렸다"고 답하고 청사를 빠져나갔다.
전씨의 재산 은닉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 부장)은 재용씨를 전날 오전 7시30분쯤 전씨의 자녀 중 처음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재용씨는 전씨의 처남 이창석씨(62)로부터 자신이 지분을 가진 회사를 통해 경기도 오산땅 수백억원어치를 사들여 불법증여를 받았다는 혐의가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이씨가 100억대의 법인세를 탈루한 혐의를 포착했고, 재용씨가 공범역할을 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문제의 오산땅 49만5000㎡를 압류해 놓은 상태다.
검찰은 또 재용씨가 이씨로부터 자신이 운영 중인 비엘에셋 운영자금 161억원을 지원받았다는 의혹과 2008년 서울 중구 서소문동 일대 개발 사업을 위해 B저축은행 등 9곳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이씨가 소유한 390억대 부동산을 별다른 대가 없이 받아 담보로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 중이다.
검찰은 재용씨의 부인인 탤런트 박상아씨가 미국 애틀란타와 LA 등지에서 구입한 해외 부동산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전씨의 비자금이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재용씨가 운영하고 있는 부동산개발업체 비엘에셋과 IT보안업체인 웨어밸리를 설립·운영하는 과정에서 전씨의 비자금이 흘러들어갔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재용씨에 대한 조사결과를 검토한 뒤, 구속영장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아울러 장남 재국씨 등 전씨 자녀들에 대한 소환조사도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