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학업에 열중하며 게임 대회에 나갈 때만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즐겨요. 친구들과 함께 스포츠 게임을 할 때 힘든 학교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날아갑니다.(정민성, 대구성보학교 3학년)"
평범한 고등학생의 말처럼 들리지만 정민성 학생은 사실 신체의 이동과 움직임 등에 상당히 제한이 있는 지체장애 1급 장애인이다.
일반 학생들처럼 직접 스포츠를 즐길 수는 없지만, 야구게임 '마구마구' 안에서 그는 누구보다 뛰어난 야구선수다. 정민성 학생과 같은 장애학생 700여명이 모여서 우정을 나눈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장애인 e스포츠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사진제공=넷마블)
CJ E&M(130960) 넷마블과 한국콘텐츠진흥원, 국립특수교육원과 한국복지대학교가 공동주최하고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제9회 전국 장애학생 e스포츠대회’가 양재동 더케이서울호텔에서 지난 3일부터 이틀간 펼쳐졌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장애학생 e스포츠대회는 ‘e스포츠 세상에서 장애란 없다‘라는 슬로건 아래 전국 17개 시도 특수학교 및 특수학급 학생 약 300명이 참가했다.
이 대회는 넷마블에서 서비스 중인 ‘마구마구’, ‘차구차구’, ‘모두의마블’ 통합부분과 엔트리브소프트의 ‘프리스타일2’ ‘Wii 스포츠 양궁’, ‘오델로’ 실력을 겨루는 특수학교 학생부문으로 나눠져서 진행됐다.
특히 마구마구 등의 e스포츠 경기가 펼쳐진 통합부문에는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함께 팀을 이월 우정을 쌓는 시간을 가져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특히 마구마구 부문의 정민성 학생은 지체장애를 안고 있음에도 비장애학생을 넘어서는 실력을 보여주며 이 부분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대회를 공동주최한 국립특수교육원 김은주 원장은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들이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 같다”며 “장애학생들은 게임을 통해 집중력을 키우고 자신들의 꿈도 키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홍규 CJ게임스 대표, 이창호 국립한국복지대학교 총장, 김은주 국립특수교육원장, 서남수 교육부 장관, 원용기 문화체육관광부 실장, 권택민 한국콘텐츠진흥원 부원장(왼쪽부터) (사진제공=한국콘텐츠진흥원)
또 장애학생 e스포츠 대회와 함께 ‘제11회 전국 특수교육 정보화대회‘와 게임· 마트러닝을 활용한 ’특수교육 정보화 컨퍼런스‘, ’특수교육 산업 홍보전‘ 등이 열렸다.
이중 특수교육 정보화 대회는 보조공학기기를 통해 몸이 불편한 학생들이 비장애인들과 비슷한 컴퓨터 활용능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뜻 깊은 행사였다.
이 대회에 참가한 김준대씨(30세, 함평영화학교 5학년)는 전신을 움직일 수 없는 지체 장애로 태어났지만, 스마트기기의 도움을 받아 A4용지 문서 한 장을 2시간 만에 작성하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다.
처음 워드를 배울 때는 2일 이상 걸린 '불가능'으로 보이던 일이었다.
특히 김씨가 살고 있는 전남 무안군에서 서울 대회장까지 300Km가 넘는 길을 주최 측에서 제공한 구급차를 타고왔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주위에 큰 감동을 선사했다.
이수민 넷마블 미디어마케팅실 팀장은 "장애학생들이 게임 세상에서 균등한 기회를 제공받고 꿈을 펼쳐나가는 것을 후원하기 위해 넷마블은 5년째 이 행사를 후원해오고 있다"며 "이 대회를 통해 장애 학생들이 비장애학생들과 비교해 못한 것이 아니라 조금 다를뿐이라는 자신감을 얻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